설 연휴를 일주일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가 들썩거리고 있다. 한파 등 기상 여건 악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등으로 농축산물 물가가 불안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가공식품마저 안정세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에 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로 설 성수품을 공급하고 농축수산물 할인을 위해 300억원을 투입하는 등 민생 안정에 정책 초점을 두고 총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가격정보에 따르면 12일 소매가격 기준 적상추는 1513원(100g)에 팔렸다. 불과 한 달(863원) 사이 가격이 75.3%나 껑충 뛴 셈이다. 1년 전 1114원과 비교하면 35.8% 올랐다. 오이도 10개 기준 1만8330원으로 한 달 전보다 49.6% 상승했다. 평년(1만3661원)과 비교했을 때 5000원 가까이 물가가 오른 셈이다.
양파 소매가격은 1㎏에 2794원으로 1개월 전보다 1.6% 내려갔지만, 평년(1947원)과 비교하면 43.5%나 상승했다. 이 외에도 파, 배추, 양배추, 열무, 깐마늘, 깻잎, 피망 등도 전월보다 가격이 뛰었다.
농산물 가격 오름세는 지난달 한파와 폭설 등으로 수확량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시설 재배의 경우 비싼 연료비 등으로 생산 단가가 오른 영향도 반영됐다. 올해 설(22일)이 예년보다 2~3주 빨라 수요가 확대된 점도 물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고병원성 AI 확산 등으로 축산물 가격도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발생한 고병원성 AI 63건 중 산란계 농장에서만 21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계란과 닭고기 가격이 들끓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2일 기준 계란(특란 30구) 가격은 6628원으로 평년(5639원)보다 17.5% 가격이 상승했다. 육계 1㎏ 가격도 평년(5365원)보다 높은 5755원으로 나타났다.
설 명절을 앞두고 장바구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전방위적 대책을 내놓았다. 16대 성수품을 중심으로 공급 규모를 확대하고 농축수산물 할인을 대대적으로 실시해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오는 20일까지 비축·계약재배 물량 방출 등 16대 성수품을 설 연휴 역대 최대 규모 수준인 20만8000t 공급할 계획이다. 농축수산물 할인지원도 설 역대 최대 규모인 300억원 투입한다.
구체적으로 농축수산물 할인 한도를 1인당 1만원(전통시장 2만~4만원)에서 2만원(전통시장 3만~4만원)으로 상향하고 성수품 위주로 10~40% 자체 할인도 병행한다. 또 전통시장에서 농축수산물을 구매하면 최대 30%를 온누리상품권으로 현장에서 환급(1인 2만원)하는 행사도 진행한다.
정부는 설 명절 전까지 먹거리 물가를 매일 점검할 방침이다. 통계청은 20일까지 쇠고기·조기·과일 등 농축수산물 21개, 밀가루·두부 등 가공식품 5개, 석유류 3개, 삼겹살·치킨 등 외식 품목을 포함한 개인 서비스 4개 등 총 33개 품목 물가를 매일 조사할 예정이다. 설 민생 추가 대책 및 물가 안정을 뒷받침하는 보조 자료로 활용하겠다는 목적이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16대 성수품 가격은 다행히 지난해 설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정부는 명절 마지막까지 성수품 가격 안정세가 유지되도록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수급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