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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심한 날 삼겹살?…MZ세대 “차라리 집에서 차 마실래요”

입력 | 2023-01-15 06:56:00

서울 중구 명동에 붙은 식당 가격표. 2022.1.4 뉴스1


“미세먼지 심하면 삼겹살을 먹는다고요? 태어나서 처음 들어요. 그냥 먹고 싶어 핑계대는 것 같은데.”(20대 대학생)

“삼겹살이나 기름진 음식이 미세먼지 제거에 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미세먼지 심한 날에는 삼겹살을 먹어야할 것 같아요.”(40대 여의도 직장인)

최근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덮었을 때 미세먼지 많은 날 삼겹살을 먹었다는 기성세대의 회고에 MZ 세대는 “처음 듣는다”고 입을 모았다.

신촌에서 만난 대학생 조모씨(24)는 “듣기도 처음 듣지만 이해도 되지 않는다”며 “먼지 많은 날 차라리 차 한 잔 마시면서 가만히 있는 게 나을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또 다른 대학생 양모씨(24세)도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그냥 집에 있는 게 가장 낫다”며 “몸에 들어온 미세먼지를 지방으로 씻어낼 수 있다면 집에서 치킨을 먹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촌에서 삼겹살 전문점을 운영하는 70대 윤모씨도 “미세먼지 심하면 삼겹살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어봤냐고 10대 손자에게 물어보니 처음 듣는다고 했다”고 말했다.

반면 40대 이상에서는 미세먼지와 삼겹살이 아무 관련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익숙함’에 삼겹살을 찾는다는 사람이 많았다.

여의도에서 만난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우리 사회는 2010년대가 돼서야 미세먼지를 인식했다”며 “그때는 과학적 정보가 부족해 그저 기름진 음식이 좋다, 삼겹살이 좋다는 이야기가 돌았고 실제 많이 먹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김씨는 “삼겹살이 미세먼지 제거에 도움이 안된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습관 때문인지 미세먼지 있는 날 삼겹살을 먹는데 부장님도 종종 자리를 함께 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도의 40대 직장인 이모씨도 “내 또래 혹은 윗 세대에는 ‘비 오는 날 막걸리’ 느낌으로 미세먼지 심한 날 삼겹살을 찾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평년 기온보다 포근하지만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을 보인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다. 2023.1.9 뉴스1



그러나 미세먼지가 심해도 삼겹살 가게의 매출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 서울 공덕역 근처의 한 삼겹살집 직원은 “미세먼지 많은 날 찾아오는 소님이 있기는 한데 한 두 테이블밖에 되지 않는다”며 “연기가 안빠져 미세먼지가 더 심해진다며 오히려 손님이 줄어드는 가게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에 좋은 음식은 따로 없다고 말한다.

김석찬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세먼지에 음식으로 대응할 수는 없다”며 “물을 많이 마시거나 수분이 많은 채소를 먹으면 미세먼지 배출에 조금 도움이 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출을 자제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며 불가피하게 밖으로 나가야 한다면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