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은 15일 자신을 반윤(반윤석열)이라 비판하는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을 향해 “제2의 진박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느냐”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어렵게 세운 정권이다. 다시 빼앗겨서야 되겠느냐”면서 이렇게 적었다.
나 전 의원은 “지난해 가을, 어느 날 아침 대통령실 소속 누군가가 제 집 앞을 찾아왔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으로 일 해달라는 제안을 했다”며 “당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모 국회의원의 ‘겸직’으로 예정되어 있으나, 대신 해 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나 전 의원은 그러면서 “일부 정치 세력이 왜곡하는 것과 달리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직은 정식 공직도, 상근직도 아니다”라며 “누구든 본연의 직업을 유지하며 민간인으로서 비상근으로 수행할 수 있는 직분이다. 그래서 당협위원장, 당원 신분도 그대로였다. 정치인 나경원의 소명도 외면할 수 없었다”고 썼다.
또 나 전 의원은 “위원회 업무를 하며 적잖은 암초에 직면했다. 급기야 해외 정책 사례를 소개한 것을 두고 정면으로 비난하고 ‘포퓰리즘’이라는 허황된 프레임을 씌워 공격했다”며 “더 이상 제대로 된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했다.
일각에서 나오는 ‘자기정치’ 등의 비판에 대해선 “그들 수준에서나 나올 법한 발상”이라며 “제가 저출산 문제를 대하는 태도는 적어도 그렇게 가볍고 얄팍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나 전 의원은 “앞으로도 어디서든 저출산과 고령화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진정성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나 전 의원은 “2016년의 악몽이 떠오른다”며 “우리 당이 이대로 가선 안 된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진박’(진짜 친박) 논란 속에 여당이 20대 총선에서 참패한 것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나 전 의원은 그간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두고 대통령실, 친윤계 의원과 긴장 관계를 이어왔다.
나 전 의원은 13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직서를 내고 “결코 당신들이 ‘진정으로’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친윤 핵심인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대통령을 위하는 척하면서 반윤의 우두머리가 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