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41% 등 재료값 줄줄이 인상 업주들 “마진 남기려 올릴 수밖에” 호떡-계란빵 ‘1000원 간식’도 옛말 공공요금 인상 등에 가격 더 오를듯
글로벌 곡물가 파동으로 촉발된 빵 값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폭등한 밀가루, 식용유 값이 좀처럼 꺾이지 않은 데다 우유, 팥, 달걀 값 연쇄 상승까지 더해져 연초부터 ‘빵플레이션’(빵+인플레이션)이 본격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밀 가격 40% 폭등에 식빵부터 길거리 간식까지 직격탄
이처럼 주재료 값이 줄줄이 뛰며 식사 대용으로 즐기는 식빵 값도 5000원에 육박하게 됐다. 경기 용인시에 사는 주부 김모 씨(38)는 지난주 단골 제과점의 우유식빵 가격이 4500원에서 5500원으로 오른 걸 보고 발길을 돌렸다. 서울에서 개인제과점을 운영하는 A 씨는 “강력분 20kg 공급가가 작년 초 2만60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50% 올랐고 설탕, 버터 값도 20∼30% 올라 마진을 남기려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나폴레옹과자점 등 유명 제과점의 프리미엄 식빵은 1만 원을 넘겼다.
○ 공공요금 인상까지 더해져 빵플레이션 심화 우려
문제는 이 같은 빵플레이션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선물 가격이 시장에 반영되기까지는 6개월가량 시차가 있기 때문에 지난해 5∼6월 정점을 찍은 밀, 대두, 옥수수 가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것은 올해부터다. 공공요금 인상도 부담이다. 제빵 과정에서는 오븐 사용이 필수적인데 1분기(1∼3월) 전기료가 9.5% 오르는 데다 가스료 인상도 예고돼 있다. 최저임금 5%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도 부담이다. 중소 제빵업체발 도미노 인상 가능성도 점쳐진다. 대기업이나 식자재 공급업체에 납품하는 중소 제빵업체들은 연간 단위로 계약한 탓에 지난해 원료 인상분을 거의 반영하지 못했다. 한 중소 제빵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원료비 조정을 못 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0% 넘게 줄었다”며 “올해 빵 납품가격을 최소 15%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