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 오픈(총상금 790만달러)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김시우(28·CJ대한통운)가 아내 오지현(27·대방건설)에게 감사를 표했다.
김시우는 16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라에 컨트리클럽(파70·6994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6언더파 64타를 쳐 최종합계 18언더파 262타로 정상에 등극했다.
공동 16위로 출발한 셋째날 버디 7개를 몰아치면서 순위를 공동 5위까지 크게 끌어올렸던 김시우는 최종 라운드까지 기세를 이어가며 정상에 우뚝 섰다. 우승 상금은 142만2000달러(약 17억5000만원).
지난해 12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오지현과 웨딩마치를 올렸던 김시우는 결혼 후 처음 출전하는 공식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아내와 함께 기쁨을 나눴다.
김시우는 우승 직후 국내 취재진과의 화상 기자회견에서 “첫 승과 두 번째 승리를 일찍 경험하면서 스스로 내가 큰 선수인 줄 착각했다”고 과거를 돌아본 뒤 “이후 내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했다. 결혼 후 첫 대회였는데 (아내가) 와줘서 고맙고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시우는 “결혼식 후 1~2주 동안 쉬며 클럽을 잡지 않았다. 지난주에 아내와 신혼여행 겸 하와이에 들어왔다”며 “대회에 출전 중이지만 대회에 왔나 싶을 정도로 마음이 편했다. 아내 덕분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 여행처럼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시즌 때도 (오)지현이가 미국에 넘어와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갤러리로 와줬다. 그게 큰 힘이 됐다”며 “이번에도 긴장되는 상황에서 같이 걸어주고 웃어주니 긴장이 풀렸다. 쉬운 길이 아닌데 와줘서 고맙다”고 강조했다.
김시우는 “1~2라운드 때는 생각보다 샷이 좋았는데 퍼터가 잘 안 됐다. 그래도 어제부터 샷 감이 좋았고 버디 퍼트 찬스를 많이 살려서 편하게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며 “선두라는 중압감보다 내가 쫓아가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부담이 덜했다”고 말했다.
이어 “17번홀이 쉬운 홀이 아니었기에 일단 잘 마무리한 다음 18번홀에서 승부를 본다면 우승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17번홀을 잘 마치고 자신감이 생겼고, 상황이 잘 맞아 떨어져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김시우는 2008년 최경주 이후 15년 만에 소니 오픈 한국인 우승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김시우는 이에 대해 “최경주 프로님이 우승한 대회에서 나도 따라 우승을 한 것은 좋은 징조인 것 같다”며 “최 프로님이 닦아놓은 길을 내가 따라갈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말했다.
김시우는 “과거 우승했던 대회인데 좋은 성적을 다시 낼 수 있도록 한국의 팬들이 많이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