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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갑천에서 멸종위기 ‘고니’ 월동 확인

입력 | 2023-01-17 03:00:00

대전환경운동연합 1개체 관측




대전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 김진화)은 최근 대전 갑천 탑립돌보 인근에서 큰고니 무리와 함께 월동하는 고니 1개체(사진)를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대전에서는 매년 큰고니 20여 개체가 월동해 왔지만 고니가 확인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운동연합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고니는 큰고니 9개체 무리에서 월동 중이었다. 큰고니는 크기가 140cm인 데 반해 고니는 120cm로 차이가 난다. 또 큰고니는 부리의 노란색이 상대적으로 넓고 모양이 뾰족한 반면 고니는 노란색이 적고 둥근 형태다.

갑천에서는 3일 혹고니(천연기념물 201-3호,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가 확인된 데 이어 이번에 고니가 확인됐다. 큰고니와 함께 국내에서 월동하는 고니 3종이 모두 확인된 것이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천연기념물 201-1호로 지정된 고니는 큰고니에 비해 국내에 도래하는 개체 수는 매우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1999년 환경부 전국 조류동시센서스 결과 792개체가 확인된 이후 2021년에는 2개체로 급감했다. 국내에서 고니 개체 수가 급감한 것은 갯벌과 습지가 사라진 데 원인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유럽에서도 약 2만 개체가 월동하다가 지난 10여 년간 3분의 1로 급감하는 등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번에 갑천에서 발견된 고니가 세종시 장남평야에서 월동 중인 고니와 같은 개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잠시 갑천으로 이동한 것인지, 다른 개체인지 정밀 조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환경운동연합은 또 “대전 갑천에는 최근 고니 외에도 혹고니, 노랑부리저어새, 호사비오리 등 멸종위기종의 서식이 꾸준히 확인되고 있다”며 “대전시 등 당국이 겨울 철새에 대한 정밀 조사와 서식처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