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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설 차례상, 과일 자유롭게 올리세요”

입력 | 2023-01-17 03:00:00

떡국 나물 등 단출한 밥상이면 충분
“차례-성묘 순서, 상의해 정하면 돼”




“차례는 약식 제사입니다. 간소하게 지내세요.”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와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은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명절 인사법과 차례 간소화 방안을 발표했다. 최영갑 의례정립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은 차례상에 올리지 않아도 된다”며 “힘들게 전을 부치느라 고생하는 일은 안 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성균관은 이날 떡국과 나물, 구이, 김치, 과일로 구성된 ‘설 차례 간소화 진설도’를 공개했다. 과일이 4∼6종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단출한 밥상과도 같다.

과일 종류도 정해진 것이 없기에 편하게 고르면 된다. 성균관은 ‘홍동백서(紅東白西·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에)’나 ‘조율이시(棗栗梨枾·대추 밤 배 감)’가 예법을 다룬 문헌에는 없는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가족과 상의해 좋아하는 것은 상에 얼마든지 올릴 수 있다. 지방(紙榜) 대신 사진을 놓고 차례를 지내도 된다. 차례와 성묘 중 어느 것을 먼저 할지는 가족이 의논해서 정하라고 성균관은 덧붙였다.

세배를 할 때는 공수(拱手)를 한 후에 절을 하면 된다. 공수는 전통 예절에서 손을 배꼽 높이에 가지런히 모으는 자세다. 남자는 왼손이,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간다. 덕담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먼저 한다. 이후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건강 기원 등의 인사를 올리는 것이 예법에 맞는다고 성균관 측은 설명했다.

성균관은 제례에 대해 따로 연구한 뒤 올 9월경 보고회를 열 예정이다. 최 위원장은 “궁극적으로 가정불화나 남녀 갈등, 노소 갈등이 없는 행복한 전통문화를 계승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