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 /뉴스1
쌍방울그룹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해외 도피 약 8개월만인 17일 국내로 송환됐다.
검찰은 이날 오전 태국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의 인천행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OZ742) 안에서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 국내로 압송했다.
그는 지난해 5월31일 자신을 둘러싼 검찰 수사망을 피해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이어 필리핀과 베트남을 거쳐 지난 7월 태국에 발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지노와 골프를 즐겼고, 태국 방콕에서는 유명 연예인을 불러 호화 생일파티도 벌였다. 계열사 임직원 등은 태국을 오가며 김 전 회장에게 김치와 횟감을 공수하는 등 도망자의 호화로운 생활을 도왔다.
최근까지 방콕 도심 중심부인 스쿰윗 지역 고급 콘도미니엄(아파트)에서 생활한 그는 지난 10일 현지 이민국에 의해 체포되던 때에도 빠툼타니 소재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기고 있었다.
체포 당시 그는 불법체류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등 송환거부 소송에 나설 것처럼했지만 이틀만에 입장을 틀어 자진 귀국 의사를 밝혔다.
귀국을 앞두고는 언론(KBS) 인터뷰를 통해 “그룹 임직원들이 부족한 사람때문에 상처받았을거를 생각하면… 많이 죄송하다” “불찰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잘못했기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 등의 말로 그간의 호화 도피 생활을 무색하게 했다.
그는 횡령 혐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에 대해 “배임 이런거 저는 없다고 생각한다” “저는 죄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그건 나중에 밝혀질 거다” “전화 통화도 한 적 없는 이재명 때문에 제 인생이 이렇게 초토화됐다” 등의 주장을 했다.
김씨는 이종사촌인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과 함께 이날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검찰은 이들을 수원지검으로 압송해 그룹 비리 의혹에 대한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체포영장의 만료 시한이 48시간인 점에서 늦어도 19일 오전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법원은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를 가장 큰 구속 사유로 꼽는다. 이에 따라 증거를 인멸하고 해외 도피를 감행한 김씨와 양씨의 구속수감은 불가피해 보인다.
(수원=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