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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유족’으로 사라진 최재형 선생 서울현충원 묘 복원길 열린다

입력 | 2023-01-17 10:04:00

2020년 10월30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현충관에서 진행된 항일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 순국 제100주기 추모식에서 참석자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2020.10.30/뉴스1


서울현충원에 위패로 봉안돼 있는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의 묘 복원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국가보훈처는 17일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 이번 주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은 유골이나 시신이 없는 순국선열을 배우자와 함께 국립묘지에 합장하는 경우, 유족의 희망에 따라 순국선열의 영정이나 위패를 배우자의 유골과 함께 묘에 안장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금은 순국선열을 영정이나 위패로 배우자와 함께 봉안하거나, 영정이나 위패를 배우자의 유골과 함께 봉안시설에만 안치할 수 있다.

하지만 순국선열의 유골이나 시신을 찾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예우 강화 차원에서 묘에도 안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시베리아 동포의 대은인(大恩人)’으로 불렸던 최재형 선생은 서울현충원 애국지사 묘역 108번에 묘가 조성(1970년)됐다가, 묘지 조성 작업과 유족 연금 수령을 해왔던 최모씨가 ‘가짜 유족’으로 드러남에 따라 현재는 묘가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 선생 유해를 찾을 수 없어 위패로만 모시고 있다 보니 유족들은 묘 복원을 희망해왔다.

국립묘지법 개정이 완료되면 현재 키르기스스탄에 묻혀 있는 배우자 최 엘레나 페트로브나 여사의 유골을 모셔와 최 선생의 위패와 함께 서울현충원 묘역에 안장할 수 있게 된다.

최 선생은 9세 때 부모를 따라 시베리아 연해주로 이주한 이후 러시아 군대 군납상인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그는 시베리아 이주 동포들을 위해 모든 재산을 바치는 등 사회지도층으로서 도덕적 의무를 실천한 독립운동가이다.

최 선생은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초대 재무총장으로 선출됐으며, 같은 해 11월 블라디보스토크에 독립단을 조직하고 단장으로서 무력 항쟁을 주도하다가 1920년 4월 일본군의 총격을 받고 순국했다.

정부는 최 선생의 공훈을 기리기 위해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앞으로도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몸 바친 순국선열을 한 분도 소홀함 없이 예우하는 일류 보훈을 실현하고, 이를 통해 우리 국민들이 순국선열의 뜻과 정신을 언제나 기억하고 계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