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000억대 횡령 혐의 재판을 앞두고 달아났다가 붙잡힌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핵심’ 김봉현(49)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도주를 도왔던 조카 등 측근들에게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17일 오전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박영수 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회장의 조카 김모(33)씨의 공용물건손상 혐의 결심공판에서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또 연예기획사 관계자 A(47)씨, 김 전 회장 누나의 애인 B(45)씨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8개월, 10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11일 스타모빌리티, 수원여객 등과 관련해 1300억원대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던 김 전 회장이 결심 공판을 앞두고 잠적할 당시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는다.
친족인 김씨는 범인도피죄 적용이 안 돼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지난달 23일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친족인 조카와 도주 계획을 공유하고, 친누나를 통해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 상황 등을 제공받았다고 보고 있다.
이날 검찰은 김씨에 대해 “최초 수사 기관에 김봉현과 관련한 행적을 허위로 진술해 혼란을 초래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다만 구속 이후에는 김봉현 도주 등에 대해 사실대로 말하며 검거에 협조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초범이고 범행을 공모할 뿐 주도하지 않는 등 가담 정도가 약하다”며 “수사 과정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자백하고 적극 협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씨도 최후 변론에서 “이번 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수형생활을 하면서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고 선처를 부탁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2월께 김 전 회장의 첫 번째 도피 당시 지인 명의로 호텔을 예약해 은신 장소를 제공해주고, 지난해 7월 보석으로 석방된 김 전 회장에게 대포폰을 제공한 혐의(범인도피, 전기통신사업법 위반)를 받는다.
이에 A씨 측 변호인은 “최근 김봉현 도주와 관련 없다는 결백이 입증됐고 수사에 협조하기도 했다”며 “김봉현 지인과 단절하고 도움을 요청할 때 단칼에 거절하기도 했다”고 선처를 부탁했다.
A씨 측은 법원에 보석을 신청했다. A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의 구속은 김봉현 도주와 피고인이 관련 있다는 수사기관의 의심 때문”이라며 “김봉현 검거에 협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보석 허가 여부는 법원 심리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김 전 회장 누나의 남자친구인 B씨는 지난해 11월 중순께 김 전 회장 누나의 연결로 도주 중인 김 전 회장과 통화하면서 김 전 회장 측근에 대한 수사 진행 여부를 알려준 혐의(범인도피)가 적용됐다.
B씨는 최후 변론에서 “김봉현은 사실혼 아내의 친동생이다. 미국으로 건너가 사업을 준비하는데 저에게 가족이니 한국에서 도와달라고 해 입국하게 됐다”며 “김봉현이 도주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측근 3명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 7일 오후 2시에 내려질 예정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