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영상 시청 늘어 무게감 고스란히 손으로 전달 손목터널증후군 등 조심해야
게티이미지코리아
《# 최모 부장(54)은 요즘 스마트폰 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덕분에 지루했던 출퇴근길도 달라졌다. 지하철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드라마 한 편을 보면 금세 도착역에 이르기 때문이다. 점심시간에도, 귀가 후에도 최 부장의 드라마 삼매경은 계속된다. 취침 전 보조배터리 충전은 하루 필수 일과가 됐을 정도다. 그러던 어느 날 최 부장은 마우스를 잡고 있던 오른손에서 타는 듯한 통증을 느낀다. 아침에 셔츠 단추를 잠글 때 손의 감각이 무뎠던 기억과 함께 최 부장은 무언가 잘못됐음을 직감한다.》
박경수 평촌자생한의원 대표원장
요즘은 젊은층 못지않게 최 부장 같은 중년층도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한다. 문제는 점점 증가하고 있는 스마트폰의 무게다. 초창기 100g 언저리에 불과했던 스마트폰의 무게는 화면을 접을 수 있는 폴더블 폰이 출시되면서 300g까지 치솟았다. 여기에 각종 케이스, 강화유리 등 액세서리까지 장착한다면 실제 무게는 더욱 증가하게 된다.
흔히 영상을 시청할 때에는 한 손에 스마트폰을 가로로 잡고 손목을 직각에 가깝게 굽힌 자세를 취하기 마련이다. 가정용 망치 또는 고기 반 근이 넘어가는 무게를 손목 하나로 장시간 지탱하는 꼴이다. 드라마를 한 편 보고 나면 손목과 손바닥이 뻐근해지기 십상이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손목에 부담이 가해지면 손목터널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남성은 중년에 접어들며 해당 질환에 취약해지므로 더욱 조심해야 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를 살펴보면 2021년 50대 남성 손목터널증후군 환자 수는 40대보다 약 40%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일 비슷한 증세가 이어진다면 간단한 자가진단법인 ‘팔렌검사’를 통해 내 손목 상태를 판단해보자. 먼저 손가락이 바닥을 향하도록 양쪽 손등을 서로 맞대어 손목이 90도로 꺾인 상태를 30초 유지한다. 이후 두 손바닥을 붙여 스님이 합장을 하듯 손목을 직각으로 30초간 굽힌다. 이 과정에서 저림이나 통증이 나타난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악화될 경우 정중신경이 영구 손상될 수 있으므로 방치하지 말고 조속히 전문의를 찾는 것이 현명하다.
한의학에서는 침치료를 중심으로 하는 비수술 한방통합치료를 통해 손목터널증후군을 치료한다. 손목 주름 정중앙에 위치한 대릉혈과 인근 내관혈에 침치료를 실시하면 즉각적인 통증 완화 효과를 볼 수 있다. 더불어 노화로 오랜 시간 손목 구조물이 퇴행해 뼈와 근육, 인대 등의 강화가 필요한 환자의 경우 체질에 맞춰 한약을 복용하면 더욱 치료 효과가 크다.
실제 손목터널증후군의 침치료 효과는 각종 연구논문들을 통해 소개된 바 있다. 부천자생한방병원 연구팀이 한방재활의학과학회지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손목터널증후군 임상치료 논문 15편을 분석한 결과, 침치료가 손목 내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 정체현상을 개선하고 손목터널 공간을 넓혀 신경의 압박을 줄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인의 분신과도 같은 스마트폰일지라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 몸의 건강이다. 스마트폰을 볼 때는 두 손을 이용해 손목의 부담을 줄여보자. 스마트폰을 책상이나 거치대에 고정시킬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드라마 속 세상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내 삶의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이어야 한다.
박경수 평촌자생한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