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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유명가수, 걸그룹 ‘여자친구’ 노래 표절 의혹

입력 | 2023-01-17 14:37:00

강동완 동아대 교수 의혹 제기



한국 걸그룹 여자친구(왼쪽)과 북한 가수 정홍란. 유튜브 갈무리


북한의 한 유명 가수가 한국 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겸 동아대 부산하나센터장은 지난 1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통생통사 강동완TV’를 통해 북한 가수 정홍란이 부른 ‘우리를 부러워하라’가 한국 걸그룹 여자친구의 ‘핑거팁(FINGERTIP)’을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에 의하면 ‘우리를 부러워하라’는 원래 청봉악단이 부른 대표곡으로 북한에서 가장 유명한 곡 중 하나다.

해당 곡은 올해 첫 날 열린 신년경축대공연에서 공연됐다. 표절 의혹은 해당 영상에 ‘여자친구의 핑거팁을 베낀 것’이라는 댓글이 달리며 불거졌다. 강 교수는 이 댓글 제보를 토대로 “전문 음악인에게 두 곡을 비교해 봤더니 두 개의 곡이 똑같은 음이름으로 표현됐다”며 “결국 표절이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유튜브 ‘통생통사 강동완TV’ 갈무리


문제의 구간은 ‘세상이여 부러워하라/우리를 부러워 하라/원수님의 그 믿음 속에/충신이 된 우리 인민을’ 구절 직후 부분이다. 음악과 화면이 함께 전환되며 가수들이 춤을 추는데, 네티즌들은 이때 나오는 멜로디가 핑거팁과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원곡인 ‘핑거팁’ 가사 중에 ‘탕탕탕’이라는 가사와 총을 쏘는 듯한 안무가 포함된 것도 유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 교수는 “지난해 북한의 2020년 9·9절 공연 때 가수 김유경과 정홍란이 등장해 남한의 R&B 스타일로 노래를 편곡해 불렀는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역사적인 공연이었다. 아주 멋진 편곡이 이뤄져서 획기적인 변화였다’고 평가했다”며 “이 때문에 신년경축대공연에서도 편곡을 하고 남한 걸그룹 노래를 표절한 것”이라고 표절 이유를 분석했다.

한국 걸그룹 여자친구 ‘핑거팁’의 안무(왼쪽)와 북한 댄서들이 2023년 신년경축대공연에서 보인 안무 일부. 유튜브 갈무리


이어 “지금 북한의 새 세대들 사이에서는 남한 노래에 빠져서 사상이 많이 흐트러진 탓에 북한 당국이 통제하는 상황”이라면서 “계속 단속하고 통제만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북한 정권은 ‘주체적 변화’라며 남한 노래보다 더 수준 높은 노래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그러다 보니 북한의 유명한 노래에 남한 걸그룹의 노래를 넣어 굉장히 익숙한 음악처럼 의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 위원장은 2020년 12월에 ‘반동사상 문화 배격 법’을 도입해 케이팝 콘텐츠를 시청 및 소지한 북한 주민에 대한 형량을 최대 징역 5년에서 15년으로 강화하는 등 남한에서 유입된 콘텐츠를 철저하게 단속·통제하고 있다. 또 2021년 6월에는 케이팝을 ‘악성 암’이라 칭하며 한류를 철저히 배척하겠다는 내용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