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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전장연에 최후통첩…오는 19일 비공개 합동 면담 제안

입력 | 2023-01-17 16:02:00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지난 5일 오전 서울 지하철4호선 혜화역에서 열린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위한 선전전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에 마지막으로 면담을 요청했다.

서울시는 전장연에 오는 19일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면담을 제안했다고 17일 밝혔다. 시는 다른 장애인 단체와 비공개 합동 면담을 하자고 했다. 이는 전장연이 기존에 요구한 면담 조건과 상반된다.

전장연이 원한 면담 형식은 공개 단독 면담으로, 공동 면담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장연의 요구 사항은 ▲장애인 권리예산 국비 1조3000억 원 증액 ▲ 장애인 탈시설(장애인 거주시설에 살던 장애인이 시설을 나와 지역사회에서 사는 것) 지원 ▲장애인 활동 및 시설 지원 ▲평생교육지원 예산 증액 등이 포함돼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들이 3일 오전 서울 동대문역사공원역에서 홍보물 부착하던 중 경찰들에게 제지를 받고 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 성신여대역에서 기습 선전전을 진행했다. 뉴스1


하지만 시는 사회적 합의를 하고, 합리적 논의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장애인 단체와 공동 면담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탈시설 문제의 경우 찬반양론이 있으며 전체 장애인 의견 수렴을 위해서라도 다양한 단체의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정 단체만의 의견 수렴으로는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후 시는 면담이 성사될 경우 장애인 권리 예산에 대한 시의 역할과 지원 가능 사항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장애인 단체가 함께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라며, 공동 면담에 적극 참여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장연 관계자는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일대일 면담을 제시했는데 서울시는 합동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또 구체적으로 함께 참석할 타 장애인 단체가 어디인지 불분명하다”며 “현재 우리도 입장문을 준비하고 있다. 오늘 내일 중으로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금까지 시와 교통공사는 전장연과의 면담 성사를 위해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다섯 차례의 면담 일시 협의를 거쳤다. 하지만 양측의 합의점 차이로 성사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지난 4일 전장연은 오 시장과의 면담을 전제로 19일까지 출근길 시위 중단을 선언했다. 오 시장이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하자 전장연은 공개 면담을 요구했다. 그러나 오 시장이 공개 등 조건이 있으면 안된다며 거절했고 이후 각종 법정 공방과 물리적 대치가 오고 가며 서울시와 전장연의 면담 일정 조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오는 20일부터 전장연의 시위가 다시 시작될지는 오 시장과의 면담 여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