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왼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News1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한일 관계가) 최근 뚜렷하게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현안을 조속히 해결하고 양국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도 했다.
대통령실은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상대국을 오가며 정례 정상회담을 여는 것) 복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한 한일 양국의 해법이 조만간 마련되면 윤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강제징용 배상 책임이 있는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일본제철이 피해자들에게 지급하기 위한 한국 정부 산하 재단 기금 조성에 참여할지, 전범기업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일본의 기업이 참여할지, 피해자에 대한 사죄 표현 수위이 어느 정도일지를 두고 한일이 협의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이 대독한 한일 협력위원회 축사에서 “양국 관계 개선을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실질적인 관계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정부 차원의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 역시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가 대독한 축사에서 “현안을 해결해 한일 관계를 온전한 관계로 되돌리고 더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재계 민간 분야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이번 협력위원회는 2019년 11월 이후 3년여 만에 개최됐다.
셔틀외교가 실제 복원되려면 강제징용 해법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요구한 ‘성의 있는 호응 조치’에 일본 측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화답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일은 해법에 대한 막바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내 한국 관계자들이 윤 대통령의 방일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감지됐다. 다만 일본이 내놓을 최종 조치가 변수인 만큼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상회담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예단하기 이르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한국과 일본은 안보, 경제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필요로 하는 가장 가깝고도 중요한 이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안보를 가장 앞세운 건 그만큼 일본과의 안보협력이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중요한 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