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무료배포에도 보급률 1%대 전문가 “실종자 찾기에 큰 도움 보급률-활용도 높일 방안 찾아야”
“실종된 지 1년 6개월 가까이 지났는데 아직 못 찾았죠. 배회감지기만 착용하고 있었어도 금방 찾았을 텐데….”
2021년 7월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던 치매 환자 김모 씨(74)는 집 근처에서 실종됐다. 김 씨 사건을 맡았던 서울 송파경찰서 관계자는 17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3개월 동안 수사했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치매 환자나 발달장애인의 경우 실종 시 일반인에 비해 못 찾을 가능성이 높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2021년 7월부터 배회감지기 무료 배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배회감지기 보급률이 1%대에 불과해 실질적인 도움이 못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실종 후 찾지 못한 상태로 남은 치매 환자는 27명, 지적 장애나 자폐 증상이 있는 발달장애인은 57명이다.
치매 환자 등이 배회감지기 착용이 불편하다며 반납하는 경우도 있다. 손목시계형, 목걸이형, 열쇠고리형 등을 보급하고 있지만 몸에 부착하거나 들고 다니는 걸 번거로워하는 치매 환자 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치매를 앓는 남편을 돌보는 김복순 씨(73)는 “남편이 길거리에서 배회한 경험이 2, 3번 있어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배회감지기를 신청해 받았다. 그런데 남편이 몸에 닿는 걸 극도로 꺼려 제대로 사용한 적이 없다”고 했다. 영국의 경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속옷 부착형 신고장비인 ‘퍼스널 가디언(Personal Guardian)’을 활용하고 있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배회감지기가 실종자 찾기에 큰 도움이 되는 만큼 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 등에서 배회감지기 보급률과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회감지기
치매환자나 발달장애인 등 공간 인지능력이 낮은 환자들의 실종을 예방하는 위치추적 장치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통해 사용자의 위치나 외출 여부를 보호자의 단말기로 전송해 알려준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