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성남FC의혹 검찰진술서 공개 대장동관련 출석 여부 묻자 침묵 당내 “당당히 조사 응할수도” 檢, 前 성남 부시장 등 보강 조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성남FC 후원금’ 관련 검찰 진술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7일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제출한 서면진술서를 직접 공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구단 운영이나 광고비 관련 단 한 푼의 사적 이익도 취한 바 없다”는 내용이 담긴 A4용지 6장 분량 진술서를 공개하며 ‘사법 리스크’에 대한 정면 돌파 의지를 강조했다. 다만 검찰의 추가 소환 요구에 응할 것인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이날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 침묵을 이어간 것.
● 李 침묵 속 당내 ‘불출석’ 목소리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이번엔 검찰 출석을 거부해야 한다”는 데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검찰이 이 대표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소환 조사한 지 불과 엿새 만에, 설 연휴를 앞두고 추가 출석을 통보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전날 당 고위전략회의에서도 ‘검찰이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을 들이대기 전까지 출석해선 안 된다’, ‘검찰이 일방적으로 통보한 날짜에 맞춰서 나가서는 안 된다’는 등 출석을 만류하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도 전날 저녁 KBS 라디오에서 “검찰이 제1야당 대표를 건건이 불러내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모든 사건들을 모아 한 번만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경태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 “이 대표 출석에 반대한다”는 글을 올리고 “검찰은 출석 여부와 상관없이 어차피 피의 사실을 공표할 것이다. 그래서 성남지청 출석도 반대했지만, 다녀와선 극구 반대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고 썼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와 박홍근 원내대표(오른쪽) 등 민주당 의원들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이상민을 파면하라!’, ‘김건희를 수사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 검찰, 李 출석 전 성남시 前 부시장 조사
국민의힘 성일종 정책위의장(오른쪽)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 “조폭과 손을 잡고 토착세력과 검은 거래를 했던 부정 비리 의혹은 덮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뉴시스
검찰은 박 전 부시장에게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가 찾아와 ‘시의회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을 찬성하는 발언을 해달라’는 등 공사 설립과 관련해 시의회를 설득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캐물었다. 박 전 부시장은 지난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시의회에서 공사 설립을 찬성하는 발언을 해달라’고 종용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박 전 부시장은 당시 시의원들을 찾아가 “(이재명) 시장의 위임을 받아 왔다”며 공사 설립 안건을 통과시켜 달라고 설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수감 중)과 유동규 전 공사 직무대리도 불러서 조사했다.
27일과 30일 중 출석해 달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진 검찰은 최소한 이틀 이상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대표 측 사정에 따라 조사 일정은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