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음악감독 판즈베던 “카멜레온처럼 여러 색채 구현하는 위대한 오케스트라 가능성 모색”
“천국으로 가는 길이 천국 그 자체보다 더 아름답다는 말이 있습니다. 서울시향과 함께하는 여정에 기대가 큽니다.”
판즈베던은 서울시향 음악감독을 수락하게 된 동기에 대해 “16세 때부터 미국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바이올린을 공부하면서 강효 교수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에서도 한국 출신 연주자를 많이 만났다. 클래식의 미래에 동아시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리허설에서 단원들을 두렵게 만드는 지휘자라는 평에 대해서는 “높은 수준으로 무대에 오르려면 110%를 준비해야 한다. 리허설에서 까다로운 것은 개인적 감정 때문이 아니라 음악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휘자 고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민주적 리더십에도 공감한다”며 “한 번도 지휘자로서 단원을 해고해본 일이 없다”고 했다.
그는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음악을 맡았던 정재일 작곡가처럼 재능 있는 한국 작곡가들의 곡을 많이 발굴해 소개할 예정이다. 2025년 이후엔 대략 프로그램의 30%를 창작음악에 할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들이 있는 그는 네덜란드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들을 지원하는 ‘파파게노 재단’ 활동을 부인과 함께 펼쳐왔다.
“38명의 음악치료사가 음악치료 활동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폐 스펙트럼 아동과 가족을 돕고 있습니다. 자폐 스펙트럼 아동에게는 ‘아이 콘택트’가 필요해 음악치료가 특히 중요하죠. 눈을 맞추는 것은 마음과 마음을 맞추는 것과 같습니다.”
판즈베던은 앞서 12일 오세훈 서울시장으로부터 음악감독 임명장을 받았다. 판즈베던은 이 자리에서 “히딩크 감독이 서울시향 홍보대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