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네덜란드 정상이 17일(현지시간)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우크라이나 지원 등을 포함한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
AFP통신에 따르면 방미 중인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회담을 갖고 “우리의 국가 안보와 경제적 번영을 위한 공급망과 핵심기술 확보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백악관이 성명을 통해 말했다.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는 이번 회담의 최대 쟁점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를 시행한 가운데 네덜란드와 일본이 동참하길 바라고 있다. 세계적인 반도체장비기업 ASML은 네덜란드 대표 기업 중 하나다.
리셰 스레이네마허 네덜란드 대외무역·개발 협력 장관은 미국의 제안에 즉각 수용을 거부하는 반면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레이네마허 장관은 “우리는 미국인들과 오랜 대화를 나눴지만 그들은 지난해 10월 새로운 규칙을 제시하며 (반도체 관련) 경기장을 바꾸려 한다”며 “우리가 그 제안에 서명하리라 말할 수 없다.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회담이 끝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논의 관련 취재진의 물음에 최대한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우리는 동맹국이나 파트너를 압박하지 않고 각각 긴밀히 협의하고 있으며 그들이 스스로 결정을 내린다”고 덧붙였다.
뤼트 총리는 회담에서 독일과 협력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지원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뤼트 총리는 회담이 끝나고 “(우크라이나 지원 관련) 우리가 동참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금일 오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관련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네덜란드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동맹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러시아는 거의 믿을 수 없는 방식으로 계속 행동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네덜란드는 지난해 3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부 지역 방어 측면에서 독일과 함께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지원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에 25억유로(약 3조3681억5000만원)를 추가 지원을 결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