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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쪼그라드는 ‘수출 텃밭’ 中… 아세안·인도·미국 活路 찾아야

입력 | 2023-01-19 00:00:00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세계 경제를 견인해 온 중국의 성장엔진이 식어가고 있다. 중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3.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중국 정부 목표치인 5.5%에 크게 못 미쳤다. 1976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거대한 내수시장과 풍부한 노동력을 상징하던 중국의 인구도 61년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올해 안에 ‘인구대국 1위’ 자리를 인도에 내줄 것이 확실시된다.

중국의 성장률 급락은 철저한 봉쇄·격리의 ‘제로 코로나’ 정책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대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올해는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5% 성장을 장담하기 힘든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많다. 중국 경제가 정점에 달해 이제 내리막길로 접어들 것이라는 ‘피크 차이나(Peak China)’ 이론도 주목받고 있다.

중국의 성장 둔화는 세계 경제는 물론 한국 경제에도 큰 위험 요인이다. 최근 들어 비중이 다소 줄고는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한국 수출입의 4분의 1 가까이를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 성장률은 0.15%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이 구조적인 저성장에 빠질 경우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우선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고 적극적으로 수출 시장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인도, 미국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대중 수출은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연속으로 줄었지만 아세안 10개국과 인도에 대한 수출은 지난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인구가 6억 명이 넘는 아세안은 젊고 역동적인 소비시장이자 중국을 대체할 생산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인도는 2027년엔 일본과 독일을 제치고 세계 3위 경제대국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거대한 시장이다. 반도체·배터리 등 미국이 주도하는 첨단산업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적극 참여하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있다.

중국의 고도성장을 디딤돌 삼아 20여 년간 수출 호황을 누려 왔던 과거의 성공 공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의 수출은 1, 2차 오일쇼크와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숱한 위기를 돌파해온 저력이 있다.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신산업을 발굴하고 틈새시장을 공략한 결과다. 맨주먹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던 절박함으로 이번에도 활로를 찾는다면 위기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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