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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재무-中부총리, 3시간가량 첫 대면회담…“경제·금융 소통 강화 공감대”

입력 | 2023-01-19 01:53:00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18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회담을 갖고 거시경제 및 금융 문제에 대해 소통을 강화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두 사람은 글로벌 과제인 기후변화 대응에서 협력하기로 했지만, 양측의 핵심 이슈인 무역·투자 분야에 대해선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아프리카 순방에 앞서 스위스를 찾은 옐런 장관은 다보스 포럼에 참석 중인 류 부총리와 이날 오전 취리히에서 만나 무역 및 금융 문제 등 당면 현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의 회담은 3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양국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두 사람은 그간 3차례에 걸쳐 화상 회담을 가진 적 있지만, 직접 대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회담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 거시경제 발전을 비롯한 경제 정책들을 함께 조율하기로 한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마련됐다.

옐런 장관은 모두 발언을 통해 “우리는 의견이 맞지 않는 영역들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것들을 직접 전달할 것이고, 우리는 특히 소통 부족으로 인한 오해가 양국의 경제 및 금융 관계를 불필요하게 악화시키는 것을 용납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류 부총리도 “중국과 미국이 이견을 관리하고 양국 간 경쟁이 충돌 상황을 빚지 않도록 방지해야 한다”고 공감한 뒤 양국 모두 기후변화와 경제 등 현안에 대해 “진지한 소통”과 조율이 필요하다며 심도 깊은 교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 재무부는 두 사람의 회동 후 성명을 통해 “양측은 진솔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는 동안, 거시경제와 금융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며 “양측은 거시경제와 금융 문제를 둘러싼 소통을 더욱 강화하는 게 세계 경제의 기능을 위해 중요하다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이어 “양측은 지속가능한 개발의 중요성에 동의했고, 양자 및 유엔, 주요 20개국(G20),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다자를 기반으로 기후 금융과 신흥시장 및 개발도상국의 청정에너지 전환을 지원하는데 협력을 강화하기로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재무부는 “옐런 장관은 솔직한 의견 교환을 통해 우려가 되는 현안들을 제기했다”면서 “옐런 장관은 중국 방문과 가까운 미래에 중국의 카운트파트를 미국에서 환영하길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무부의 고위당국자는 옐런 장관과 류 부총리가 양국이 자국 경제의 침체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데 합의했고, 양국 대표단은 국가 부채 문제, 식량 안보 및 에너지 등에 대해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당국자는 경제 전망과 관련해 중국 당국자들은 부동산 부문의 금융리스크를 인식하고 있지만, 정상적인 성장에 가깝게 돌아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가 옐런 장관이 제기한 ‘우려’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옐런 장관은 그간 미국이 중국을 향해 제기해 온 우려 사항을 되풀이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첨단 기술과 산업 분야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강도 높은 대(對)중국 견제 정책을 펴고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 반도체 분야의 첨단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첨단 반도체와 반도체 생산 장비의 대중국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고, 미국 기업들의 첨단 산업 분야에 대한 대중국 투자를 차단하는 추가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미국은 또 현재 세계 최대 채권국인 중국이 개발도상국의 부채 탕감을 위해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고, 중국 신장 지역에서의 강제 노동과 중국의 비시장적 경제 관행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울러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시행과 관련해 중국이 러시아를 돕지 않도록 견제하고 있다.

류 부총리 역시 미국의 각종 대중국 조치가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류 부총리는 미국의 대중 경제·무역·기술 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그러한 정책이 양국에 주는 영향을 중시할 것을 희망했다.

(워싱턴=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