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18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진행한 류허 중국 부총리와의 회담이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 조만간 중국 방문 의사를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옐런 장관과 류 부총리의 첫 만남은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이었다며 “양측은 거시경제와 금융 문제를 중심으로 소통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세계 경제 기능을 위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미 재무부는 “솔직한 의견 교환”이 있고 나서 옐런 장관은 “조만간 중국을 방문하고 또 미국이 그의 카운터파트를 환영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측도 환영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역시 이번 회담을 “건설적”이라고 표현하며 류 부총리와 옐런 장관 교류는 “면밀하고 솔직하며 실용적”이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류 부총리는 “올해 적절한 시기에”에 옐런 장관의 방중을 환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프리카 순방에 앞서 스위스를 찾은 옐런 장관은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류 부총리와 이날 오전 취리히에서 만나 3시간가량 무역 및 금융 문제 등 당면 현안을 논의했다.
양국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두 사람은 일전에 3차례 회상 회담을 가진 바 있지만 대면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두 사람은 글로벌 과제인 기후변화 대응 부문은 협력하기로 했지만 양국 핵심 이슈인 무역·투자 부문에서는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옐런 장관은 모두 발언을 통해 “우리는 의견이 맞지 않는 영역들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것들을 직접 전달할 것이고, 우리는 특히 소통 부족으로 인한 오해가 양국의 경제 및 금융 관계를 불필요하게 악화시키는 것을 용납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성명에서 “양측은 진솔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대화를 나누는 동안, 거시경제와 금융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며 “양측은 거시경제와 금융 문제를 둘러싼 소통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세계 경제의 기능을 위해 중요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이어 “양측은 지속 가능한 개발의 중요성에 동의했고, 양자 및 유엔, 주요 20개국(G20),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다자를 기반으로 기후 금융과 신흥시장 및 개발도상국의 청정에너지 전환을 지원하는 데 협력을 강화하기로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 고위당국자는 옐런 장관과 류 부총리가 양국이 자국 경제의 침체를 막으려는 조처를 할 수 있다는 데 합의했고, 양국 대표단은 국가 부채 문제, 식량 안보 및 에너지 등에 대해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경제 전망과 관련해 중국 당국자들은 부동산 부문의 금융리스크를 인식하고 있지만, 정상적인 성장에 가깝게 돌아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첨단 기술과 산업 분야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강도 높은 대(對)중국 견제 정책을 펴고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 반도체 분야의 첨단기술의 중국 유출을 막기 위해 첨단 반도체와 반도체 생산 장비의 대중국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고, 미국 기업들의 첨단 산업 분야에 대한 대중국 투자를 차단하는 추가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미국은 또 현재 세계 최대 채권국인 중국이 개발도상국의 부채 탕감을 위해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으며 중국 신장 지역에서의 강제 노동과 중국의 비시장적 경제 관행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시행과 관련해 중국이 러시아를 돕지 않도록 견제하고 있다.
류 부총리 역시 미국의 각종 대중국 조치가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류 부총리는 미국의 대중 경제·무역·기술 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그러한 정책이 양국에 주는 영향을 중시할 것을 희망했다.
(서울·워싱턴=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