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 추락으로 내무장관 등 최소 14명이 사망한 대규모 참사와 관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쟁 중에 사고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18일(현지시간) BBC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다보스 포럼 영상 연설에서 헬기 추락에 러시아가 연관됐다는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이번 참사가 전쟁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교외 주택가에서 이날 오전 9시(한국시간 오후5시)께 내무부 최고지도부가 타고 있던 헬리콥터가 추락해 데니스 모나스티르스키 장관(43) 등 14명이 사망했다.
특히 헬기가 수도 키이우 동부 교외 브로바리의 유치원과 아파트가 있는 주택가로 떨어지면서 지상에서 어린이를 포함한 주민들이 희생됐다. 유치원 및 유아원 교사 여러 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부상자가 29명 보고된 가운데 이 중 15명이 아동이었다.
국가비상청은 처음에 사망자 수를 18명으로 발표했다가 이후 14명으로 정정했다.
사고 이외의 다른 원인으로 헬기가 추락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국가안보국은 기술적 결합이나 비행규칙 위반뿐 아니라 사보타주(고의적 장비 고장)를 포함한 다양한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나스티르스키 내무장관은 이날로 러시아의 침공 329일 째가 되는 전쟁에서 사망한 우크라이나 최고위 인사로 기록된다. 그는 또 젤렌스키 정부에서 가장 오래 재직한 장관으로 젤렌스키의 정치적 조언자로 알려져 있다.
내무부는 보안을 유지하고 전쟁 중 각종 정책을 집행하는 등 정부의 핵심 부서여서 그의 죽음은 우크라이나에게 큰 타격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국립경찰 총 책임자인 이고르 클리멘코를 내무장관 대행으로 임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헬기가 유치원 근처에 추락한 것과 관련 “형언할 수 없이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사고 목격자들은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 때문에 참사가 발생했다고 비난했다.
지역 주민 한 명은 “안개가 짙은 데다 전력공급이 안 돼 건물에 불이 나간 상태였다”고 말했다.
다른 목격자는 사고 헬기의 조종사가 고층빌딩과 충돌을 피하려다 유치원 근방으로 추락했다고 전했다.
한 자원 봉사자는 보육원건물에 불이 번지자 주민들이 아이들을 구하려 달려왔다며 “부모들이 비명을 지르고 내달리는 등 아비규환이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드니프로의 한 아파트에서 45명이 사망한 지 4일 만에 벌어진 참사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