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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원전 기술 필요 나라들과 협력”…尹, 다보스 특별연설

입력 | 2023-01-19 20:21:00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오전(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23년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WEF 홈페이지 캡쳐) 2023.1.19/뉴스1 ⓒ News1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한국은 세계적인 원전 기술력과 시공, 운영 역량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는 것뿐 아니라 전 세계의 탄소중립 목표 국가들과 원전 기술 공유하고 다양한 수출과 협력을 벌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해 ‘사막의 기적’으로 불리는 바라카 원전에서 입증된 한국의 기술력으로 탄소 중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에 기여할 준비가 돼 있음을 글로벌 리더들에게 강조한 것이다. UAE의 300억 달러(약 37조 원) 한국 투자 결정에 이어 스위스에서 청정에너지와 바이오 분야 기업들의 8억 달러(9874억 원) 투자 유치에 성공한 윤 대통령은 20일 귀국 비행길에 오른다.

 ● 尹 “에너지 안보 핵심은 원전과 청정수소”
윤 대통령은 ‘행동하는 연대’를 주제로 한 특별연설에서 ‘글로벌 공급망 복원력 강화’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지적하며 “한국은 반도체, 2차전지, 철강, 바이오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생산 기술과 제조 역량을 보유한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화석 연료 의존도를 줄이면서도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핵심 수단으로 원자력 발전과 청정 수소를 주목해야 한다”며 “중동-유렵 등 그린 수소 생산에 강점을 가진 국가들과 한국-일본처럼 수소 활용에 앞서가는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클라우드 슈밥 WEF 회장과의 대담에서는 “한동안 탈원전이라고 해서 원자력을 감축하려는 시도가 몇 년 간 지속돼온 탓에 원전의 생태계들도 많이 힘들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 반도체 기술을 많은 나라에서 생산함으로써 공유할 것은 공유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와 안보 경제 보건 첨단과학기술 협력을 긴밀하게 함께하는 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중국은 우리와 다른 점이 조금 있지만 체제가 다르거나 보편적 가치에 차이가 있는 국가과의 관계를 배제하거나 차단하는 방식이 아니라 더 포용적이고 융합적인 방식”이라고 말했다.

● 글로벌 CEO들에 “사무실 열려 있다”
윤 대통령은 18일 다보스 시내 호텔에서 국내외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 21명과 오찬을 갖고 적극적인 투자 확대와 협력을 요청했다. 국내 6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인텔, IBM, 퀄컴, JP모건, 무바달라, 블랙스톤 등 유력 글로벌 기업 CEO들이 대거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들에게 자신을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 소개하면서 “글로벌 기업인 여러분을 제가 한 번 뵙고 점심이라도 한 번 모시는 게 도의”라며 “한국 시장도 열려 있고, 제 사무실도 열려 있으니 언제든지 찾아와 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스티븐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 겸 CEO는 윤 대통령에게 “우리 기업인만큼이나 ‘세일즈맨십’을 보유한 훌륭한 세일즈맨”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UAE 국부펀드 무바달라의 칼둔 알 무바라크 대표를 만나자 웃으며 포옹을 나눴다. 윤 대통령은 미국계 사모펀드 TPG 제임스 쿨터 공동대표에게는 “제도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안 맞으면 언제든 알려달라”고 했다.

이날 풍력터빈 제조 세계 1위 기업인 덴마크 베스타스사와 글로벌 제약사인 머크라이프사이언스, 노바티스가 한국에 총 8억 달러(약 9874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3억 달러(약 3700억원 ) 규모의 투자 유치 구상을 밝힌 베스타스는 전 세계에 160GW 이상의 풍력터빈을 공급하는 세계 1위 풍력터빈 제조기업이다. 독일 머크라이프사이언스와 스위스 노바티스 경영진은 이날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5억 달러 규모 한국 투자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취리히 연방공대 방문을 끝으로 순방 일정을 마무리한다.

장관석기자 jks@donga.com
신규진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