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핵보복 가능성 낮다고 판단 러는 ‘전쟁 1년’ 결전 준비 관측 젤렌스키 “푸틴 멈출 유일한 사람” 시진핑에 양자회담 요청 서한 보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014년 러시아가 강제병합한 크림반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탈환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 전했다. 크림반도를 공격해도 최근 열세에 처한 러시아가 핵무기 등으로 보복할 가능성이 낮은 데다 향후 다가올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가 우위에 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젤렌스키, 다보스포럼 화상연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8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화상연설을 통해 “러시아는 테러를 수출하고 있다. 세계는 주저해선 안 된다”며 탱크와 방공무기 지원을 거듭 요청했다. 다보스= AP 뉴시스
● “크림 공격해도 러 반격 어려워” 전망 확산
익명을 요구한 다수의 미국 관료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관료들과 수개월간 논의한 끝에 크림반도를 공격할 힘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NYT에 전했다. 그간 미국은 ‘푸틴의 성지’로 불리는 크림반도를 타격할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데 소극적이었다. 핵무기 사용 등 러시아의 극단행동을 우려해서다.이렇게 기조가 바뀐 배경에는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공격해도 최근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강공으로 맞대응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 깔려 있다. 프레더릭 호지스 전 유럽 주둔 미군 사령관은 “러시아의 확전 위협이 생각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바이든 행정부가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며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공한 ‘브래들리 장갑차’를 앞세워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의 러시아 점령지를 잇는 육로 차단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 대반격 준비하는 러, ‘돈바스 굳히기’ 나서나
다만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 공격까지 지원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찮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러시아 국민을 결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파스칼 보니파스 프랑스 국제관계전략연구소(IRIS) 소장 또한 최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탈환하려 하면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를 쓰려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전쟁 1년을 앞두고 러시아가 대반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 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 조지 바로스 연구원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루한스키 지역에서 결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일방적으로 자국 영토 편입을 선언한 돈바스의 완전 장악을 노린다는 뜻이다.
전쟁 장기화 속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폭주를 멈출 유일한 사람’으로 꼽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양자 회담을 요청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장의 젤렌스키 대통령 대신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부인 올레나 여사는 이날 취재진에게 “남편이 시 주석에게 회담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