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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만km 떨어진 곳으로… 생명체 흔적 찾아 떠납니다

입력 | 2023-01-20 03:00:00

미국 차세대 우주망원경 첫 공개
2040년 ‘제2라그랑주 점’으로 발사
행성 촬영, 대기 분석 등 임무 수행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구상 중인 인류 역사상 가장 크고 강력한 성능의 우주망원경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의 뒤를 잇는 차세대 우주망원경 ‘거주가능한 세상 천문대(HWO)’. NASA 제공


인류 역사상 가장 크고 강력한 성능의 우주망원경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의 뒤를 이을 차세대 우주망원경 ‘거주가능한 세상 천문대(HWO)’의 청사진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2040년 지구에서 약 150만 km 떨어진 우주 공간을 향해 떠난 뒤 지구를 닮은 외계 행성에서 생명체의 흔적을 찾는게 주 임무다.

마크 클램핀 미국항공우주국(NASA) 천체물리학부 부장은 15일(현지 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제241차 미국천문학회에서 HWO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HWO는 ‘Habitable Worlds Observatory’의 준말로 HabEx로도 불린다.

우주망원경은 지구 대기권 바깥 우주 공간에서 천문 관측을 수행하는 광학 관측 장비다. 천문학자들은 적외선, 감마선 등 다양한 전파의 파장을 활용해 우주를 관측한다. 하지만 지상에서는 가시광선이나 근적외선 등 특정 파장대역을 제외하면 대기 영향으로 관측하기 어려운 파장을 갖는 전파가 많다. JWST처럼 먼 우주 공간으로 우주망원경을 보내면 지상에서 관측이 불가능한 전파를 관측할 수 있다.

HWO는 지구와 같은 행성을 촬영하고 행성의 대기를 분석하는 데 집중하는 우주망원경이다. 대기에서 물이나 산소, 오존 등 생물학적 활동과 관련 있는 징후를 찾는다. 생명체 탐색 외에도 우주 생성의 역사, 가장 무거운 별의 수명 주기와 죽음 등 일반 천체물리학 분야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임무 수행을 위해 JWST에 사용된 것과 동일한 거울이 HWO에도 필요하며 거울 제어 기술은 JWST보다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JWST가 나노미터 (nm·1nm는 10억분의 1m) 수준의 제어 기술이 필요하다면 HWO는 피코미터(pm·1pm는 1조분의 1m) 수준을 요구한다는 게 NASA 측의 설명이다.

HWO 프로젝트의 잠정 예산은 약 110억 달러(약 13조5905억 원)다. NASA는 민간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해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발사 목표 시점은 2040년이다. 지구에서 150만 ㎞ 떨어진 ‘제2라그랑주 점’에 보낸다는 계획이다. 이 지점은 중력과 원심력이 상쇄돼 빛의 왜곡이 없기 때문에 우주 관측에 유리하다. 클램핀 부장은 “HWO는 아직 초기 계획 설계 상태”라며 “예산 확보 문제 등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는 데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HWO에 앞서 여러 차세대 우주망원경도 우주로의 출격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임무를 시작하며 수많은 성과를 내고 있는 JWST 성공에 힘입은 것이다. NASA는 허블우주망원경보다 더 적은 시간으로 더 넓은 우주 영역을 관측할 수 있는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을 2027년 발사한다. 유럽우주국(ESA)은 2026년 우주망원경 플라토(PLATO)를, 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JAXA)는 중력파를 관측할 ‘라이트버드’를 2027년 발사한다. 중국국가항천국(CNSA)은 허블보다 300배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적외선 우주망원경 ‘신톈’을 2024년 발사한다. 한국은 NASA와 함께 우주 전체를 찍는 적외선 우주망원경 ‘스피어X’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기자 jawon121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