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배우 윤정희. 뉴스1 DB
영화배우 윤정희(본명 손미자)가 프랑스 파리에서 별세한 가운데, 영화인 및 영화 팬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20일 영화계에 따르면 윤정희는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별세했다. 향년 79세. 고인은 지난 2019년 10년째 알츠하이머 투병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산 바 있다.
1944년생인 윤정희는 60년대 문희, 남정임과 함께 ‘1세대 여배우 트로이카’를 형성했던 유명 배우다. 1967년 영화 ‘청춘극장’을 시작으로 90년대까지 약 300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대종상,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 등에서 여러 차례 상을 받았다.
윤정희는 1994년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 ‘만무방’ 출연 이후 사실상 활동을 중단했다 16년 만에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2010)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시’ 이후 연기 활동을 제대로 재개하지는 못 했지만, 알츠하이머 증세가 완화됐을 때는 여러 차례 공식석상에 참석했다.
국민배우 윤정희의 별세 소식에 영화계 동료들 및 누리꾼들의 추모도 이어지고 있다.

이창동 감독과 윤정희. 영화 ‘시’ 스틸 컷
한지일은 “난 내가 죽는 날까지 영화를 하시겠다던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시고 너무 빨리 하늘나라로 가셨네요, 먼저 가신 동료 선배들이 그리 보고 싶으셨나요”라며 애통해 했다. 이어 “선배님께서 늘 하셨던 말씀 불란서(프랑스) 파리에 계시면서도 늘 영화배우의 끈을 놓지 않고 귀국 때마다 영화 배우 선후배들과의 만남, 영화계 큰어른신이신 신영균 선배님과 동료 배우들과의 교우를 끊지 않으셨던 선배님”이라며 “하늘나라에서도 그토록 사랑하셨던 영화 많이 많이 출연하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시’ 스틸 컷
한편 윤정희가 세상을 떠나면서도 윤정희 동생들과 윤정희와 백건우의 딸 백진희씨 간의 성년후견인 소송도 결론 없이 종결될 전망이다.
앞서 윤정희의 친정동생들과 백건우 부녀와 윤정희의 성년후견인 지위를 두고 갈등을 빚는 모습이 2021년 초 외부에 공개됐다. 백진희씨가 2년 전 갑자기 윤정희를 프랑스 파리로 데리고 가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남편 백건우는 직접 기자회견까지 열어 “현재 배우 윤정희는 매일매일 평화롭게 자신의 꿈 속에서 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정희의 삶을 힘들게 하는 이들은 윤정희의 선택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그리고 치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형제자매”라며 “그들이 2년 반 동안 왜곡된 주장을 해오고 있는지에 대해 그들의 의도를 생각해보시면 사건의 윤곽이 보일 것”이라며 의혹에 반박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심판 대상이 사라졌기 때문에 법원에서 각하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법원 판단까지 가지 않고 당사자 쪽에서 소송을 취하하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