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은 20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당의 분열을 우려하면서 안 의원을 향해 전당대회 이후 당의 화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 전 대통령 사저에서 이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이 여러 가지 말씀을 주셨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당이 현재 전당대회 과정에서 분열의 양상을 보이는 것을 우려하셨다”며 “분열되지 않고, 전당대회가 끝나더라도 하나로 합치는 모습을 보이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안 의원은 또 “(이 전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등을 처음 시작하셨다”며 “앞으로 계속 잘 발전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당부의 말씀들을 하셨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른 분야들이 많이 발전하고 있는데 특히 정치와 노동 분야가 그에 못 미친다, 그 부분도 발전할 수 있도록 각별하게 노력을 경주해 달라는 당부의 말씀을 하셨다”고 밝혔다.
오후 2시30분부터 45분가량 진행된 예방에 친이계로 꼽히는 김영우 경선 캠프 선대위원장이 함께했으며, 장다사로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배석했다. 안 의원은 당뇨를 앓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을 고려해 꿀을 선물했다.
김 선대위원장은 이 전 대통령과 안 의원의 사이에 대해 “예전부터 잘 아는 사이”라며 “안 의원이 이명박 정부 대통령 산하 미래기획위원회 미래기획위원으로 4년간 활동했다”고 소개했다.
김 선대위원장은 “두 분이 기업을 운영해서 그런지 기업 얘기를 많이 했고, 공통점이 많다. 이 전 대통령은 TK(대구·경북) 출신에 국회의원과 시장을 했고, 안 의원도 경북 영주 출신에 부산에서 고등학교 나온 뒤 서울에서 활동했고 정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여러 좋은 얘기를 해주셨다. 이렇게 길게 만나리라고는 예상을 못 했고, ‘더 놀다 가라’는 말씀도 많이 하셨는데, 건강도 챙기셔야 해서 적당히 뵙고 나왔다”고 덧붙였다.
김 선대위원장은 이 전 대통령이 김기현 의원 캠프 출정식 때 축전을 보낸 데 대해 “크게 중요한 의미를 두고 싶지 않다. 특별하게 요청하면 보내시는 것 같다”며 “이 전 대통령은 누가 당대표가 돼야 한다는 결정이나 선택이 없으신 거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안 의원은 설 연휴에 정치, 경제, 외교·안보 등 각계 원로들을 찾을 계획이다. 안 의원 측에 따르면 현재 원로들과 예방 일정을 조율 중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