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송혜교 두 달 노력 앙상한 몸 원푸드 다이어트 근육 손실, 요요 우려 명절 과식 후 체중 관리 2주 골든타임 걷기 등 실천 가능한 방법으로 활동량 늘려야
학교폭력을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 주인공 문동은으로 출연한 배우 송혜교. 그는 앙상한 몸을 만들기 위해 두 달 가까이 곤약밥 다이어트를 실천했다. 더 글로리 비하인드 코멘터리 유튜브 캡쳐
송혜교는 주인공 문동은이 학폭으로 상처투성이가 된 몸을 드러내는 신이 필요하다는 김은숙 작가의 설명에 두 달만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운동을 하려하냐는 물음에 송혜교는 “살을 더 빼야 돼. 앙상하고 왜소하게 (나오길) 바란다”고 답했다고 한다. 더 글로리 비하인드 코멘터리에서 김은숙 작가와 송혜교가 밝힌 대화 내용이다.
‘더 글로리’ 비하인드 코멘터리에서 살을 뺀 비결을 공개하는 배우 송혜교. 더 글로리 비하인드 코멘터리 유튜브 캡쳐
● 수분 97%, 칼로리 100g당 6㎉로 매우 낮아
송혜교는 “동은이라는 캐릭터를 맡고 나서부터 ‘예뻐야 한다’는 생각을 전혀 안했던 거 같다”며 “특히 이 장면(노출신)은 ‘예쁜 몸이 아니라 진짜 앙상해서 보시는 분들이 마음이 너무 아팠으면 좋겠다’ 거기에 포커스가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코로나다 보니 촬영이 지연돼 곤약밥 먹는 날이 길어지더라”며 웃었다. 김은숙 작가는 곤약밥을 먹은 노력에 대해 “너무 고맙고 미안했다. 그렇게 완성된 신을 보는데 눈물이 나더라”고 말했다. 곤약은 구약나무 뿌리(알줄기)로 만든 글루코만난을 주성분으로 하는 가공식품이다. 100g 중 수분 96.7g, 총 식이섬유 2.4g으로 대부분 수분과 식이섬유로 이루어져 있다. 칼로리가 100g당 6㎉로 매우 낮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한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따르면 곤약의 일일섭취량은 2.7~17g이며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 원활한 배변활동 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반드시 충분한 물과 섭취하도록 돼 있다.
곤약은 포만감을 위한 보조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곤약밥과 같이 쌀 또는 잡곡 혼합제품을 이용하는 게 좋다. 마더후드닷컴 캡쳐
● “곤약만 먹어서는 곤란…쌀 또는 잡곡 혼합 제품으로 섭취해야”
허수정 차의과대 교수(스포츠의학)는 “곤약은 다량영양소(탄수화물, 단백질, 지방)나 미량영양소(비타민, 무기질)는 굉장히 부족한 식품”이라며 “포만감을 위한 보조수단으로 쓴다면 다이어트에 지혜롭게 활용할 수 있다. 곤약밥과 같이 쌀 또는 잡곡 혼합 제품을 이용하는 걸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200g 기준 밥 한 공기가 보통 340㎉라면 곤약쌀과 쌀을 반씩 섞으면 그 절반으로 탄수화물 함량이 떨어진다. 한 즉석밥 업체에서 내놓은 귀리현미 곤약밥은 150g 기준 160㎉다.곤약의 주성분인 글루코만난은 불용성 식이섬유로 섭취 후 포도당으로 분해되지 않아 소화가 잘 안 될 수도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곤약을 먹은 뒤 복부팽만, 속 부글거림, 가벼운 설사 등의 위장 관련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식이섬유의 과다섭취는 주의해야 한다. 2020 보건복지부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에 의한 식이섬유 충분 섭취량은 성인 남성 30g, 여성 20g 정도다.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의학협회의 권장량은 27~40g. 식이섬유를 70g 이상 섭취(예민한 사람 40g 이상)하게 되면 과다 섭취에 해당되며 두통, 복부 팽창, 복부 가스, 복통, 설사, 변비, 탈수, 지나친 포만감, 구토, 메스꺼움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원푸드 다이어트는 빠른 체중감량 효과가 있지만 영양불균형과 근육량 감소로 요요현상을 쉽게 부를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에브리데이헬스닷컴 홈페이지 캡쳐
● “체중에 집착하기보다 지속 가능한 식습관 실천해야”
삼성서울병원 영양팀에 따르면 원푸드 다이어트는 같은 식품만 먹게 되는 지루함으로 식욕이 감소하면서 섭취하는 열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효과도 있어 빠른 체중감량이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생명과 면역기능을 유지하고 일상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필요한 10여 가지 이상의 영양소를 한 가지 식품이 공급할 수는 없으므로 시일이 지날수록 심한 영양 불균형을 부르게 된다. 송혜교는 과거 두부 다이어트로 17㎏을 감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침과 점심은 일반식으로 먹고 저녁만 두부를 먹었다고 한다. 식이요법과 함께 규칙적인 걷기를 병행한 것도 체중을 줄이는 데 주효했다.
허수정 교수는 “효과적인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숫자(체중)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오래도록 지속 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체중 감량에 성공하려면 양질의 음식으로 식단을 바탕으로 약간의 에너지 불균형(섭취 에너지 〈 소비 에너지)을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신이 정한 다이어트 방법, 식습관 등을 지키며 유지하는 데 있다.
한 백화점이 내놓은 소갈비찜 소고기뭇국 나박김치 등으로 구성된 명절 상차림 세트. 동아일보 DB
● 명절엔 탄수화물, 당질 섭취 줄이고 튀김 보다는 채소, 과일
올해는 예년보다 설이 빠르다. 모처럼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에는 과식하기 쉬워 연초 세웠던 다이어트 목표가 조기에 깨지기 쉽다. 슬기로운 식사법이 필요한 이유다. 오상우 교수는 “명절에는 조상께 바치는 좋은 음식 위주로 만들기 때문에 정제된 탄수화물과 전 등을 만들면서 기름기 많은 음식들이 많아진다. 살이 찔 수밖에 없고 혈당, 중성지방 등의 조절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명절음식은 다소 기름지고 열량이 높은 편이라 탄수화물을 평소보다 적게 섭취하면 좋다. 당질 섭취도 줄이는 게 권장된다. 식혜, 과일, 떡 등 후식을 과다하게 섭취하지 않아야 한다.
주한 외국인들이 한 차례문화 체험행사에 참가해 음복례를 배우고 있다. 동아일보 DB
청주(알코올 16%) 1잔(50cc)의 열량은 76㎉, 막걸리(알코올 6%) 1컵(200cc)의 열량은 92㎉. 청주 한 병(300ml)을 마셨다면 섭취한 열량은 450㎉ 가까이 된다. 밥 한 공기(200g) 열량이 300㎉인 걸 감안하면 밥 1.5공기를 먹은 것과 같다. 한 공기 열량이 200㎉인 곤약밥 기준으로 2공기 이상을 섭취한 셈. 곤약밥 한 공기열량은 청주 3잔에 해당된다. 소주(알코올 17%) 한 병(360ml) 열량은 400㎉ 정도.
술을 섭취하기 전에는 자신의 적정량을 정하고 1회 섭취량이 1~2잔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술을 받고 나서는 사람들의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잔을 천천히 비워야 지나친 음주를 피할 수 있다. 안주를 선택할 때는 고열량의 고기전 또는 튀김보다는 채소나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허수정 교수는 “무엇보다 과식을 피해야 한다. 평소 식사 때 손으로 먹는 양을 모니터링하는 포션 컨트롤(Portion Control) 방법으로 체크를 해뒀다가 명절에도 조절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체중관리를 위해서는 걷기, 산책 등으로 활동량을 늘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성봉주 위원 제공
● 폭식 단식 반복 보다는 활동량을 늘려야 건강하게 체중 유지
명절동안 평소보다 식사량이 늘어 1~3일 사이에 체중이 살짝 증가한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 살이 쪘다고 보기는 어렵다. 신체에는 단기, 장기 저장소가 있으며 장기 저장소에 저장돼 흔히 말하는 ‘살’이 되려면 최대 2주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과식에 따른 체중 증가를 막으려면 2주 정도 시간이 있다. 체중 관리를 위해서는 칼로리를 줄임과 동시에 활동량을 늘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식사 후 산책 등 작지만 실천 가능한 활동을 선택해 꾸준히 실행에 옮겨야 한다. 성봉주 한국스포츠정책과학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하루 1만 보만 걸어도 다이어트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폭식과 단식을 반복하다보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평소 식사 습관에 의한 공복 시간, 섭취량, 섭취 시간 등 패턴을 빨리 되찾는 것도 중요하다.
곤약은 영어로 ‘악마의 혀(Devil’s Tongue)‘라고 한다. 곤약 꽃의 생김새가 비슷하다는 이유에서다. 곤약도 다이어트 효자가 될 수 있다. 물론 적절히 썼을 경우에만. 곤약만 믿었다가는 자칫 악마의 흉터나 상처가 될 수도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