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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친 어디 숨겼어” 흉기 휘두른 40대…1심 징역형 집유

입력 | 2023-01-23 09:04:00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사기도박을 당했다고 생각하던 중 업소 매니저가 여자친구를 숨긴다고 의심해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 남성에게 1심 재판부가 징역형을 선고했다.

2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문병찬)는 지난 11일 살인미수와 폭행 혐의를 받는 A(49)씨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24일 자신과 교제하던 태국 여성 B씨를 그녀가 일하던 마사지 업소의 매니저이자 피해자인 C씨가 숨겨준다고 의심해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B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사기도박을 당했다고 생각해 C씨를 찾아갔다. 서울 불광동의 한 식당에서 이뤄진 만남은 다툼으로 번졌고, 결국 경찰까지 출동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A씨는 여자친구를 찾아내라는 자신의 요구에 C씨가 응하지 않고, 대화 자리에 건장한 남성 2명을 불러냈다는 사실에 앙심을 품게됐다고 한다.

이에 같은 날 오후 8시50분께 인근 슈퍼에서 흉기를 구입한 뒤 피해자 일행을 다시 찾아가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피해자가 도망치자 뒤따라가 재차 칼로 찔러 살해를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남성 일행이 피해자를 제압하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

A씨 측은 피해자를 쫓아가며 “죽여버리겠다”고 외친 사실은 있으나 협박일뿐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협박을 넘어 살인의 고의까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고 판단하고 A씨의 혐의를 살인미수에서 특수협박으로 변경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하겠다고 마음먹을 만큼 분쟁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고, 살해하려고까지 했을만한 특별한 동기도 찾기 어렵다”며 “피고인은 집에서 사용하기 위해 칼을 구매했다가 우연히 피해자 일행을 발견해 범행에 나아갔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범행에 사용할 의도로 구매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피해자를 향해 죽이겠다며 크게 소리를 질러 피고인의 존재를 눈치채고 도망하게 했다”며 “이러한 부분에서 피고인에게 살해의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