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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반윤’ 털고 출마할까…설 연휴 막판 장고 이어져

입력 | 2023-01-23 11:05:00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오후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만찬 회동을 위해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3.1.16/뉴스1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설 연휴 마지막 날까지 전당대회 출마를 놓고 장고를 이어가고 있다. 출마 의지는 여전하지만, 최근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은 만큼 ‘반윤’ 이미지를 최소화할 수 있는 출마 시기를 조율 중이라는 분석이 24일 정치권에서 나온다.

나 전 의원은 20일 입장문을 통해 “최근 저의 발언, 특히 저에 대한 해임 결정이 대통령님 본의가 아닐 것이라 말씀드린 것은 제 불찰”이라며 “관련된 논란으로 대통령님께 누가 된 점, 윤 대통령님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나 전 의원은 지난 17일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되자 “전달 과정의 왜곡도 있었다고 본다”며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해당 발언 직후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명의 입장문을 통해 “나 전 의원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며 “국익을 위해 분초를 아껴가며 경제외교 활동을 하고 계시는 대통령께서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본인이 잘 알 것”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이후 나 전 의원에 대한 친윤(친윤석열)계의 공격이 이어졌고 당 초선 의원들 50명이 나 전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논란이 지속됐다.

결국 나 전 의원은 20일 저녁 자신의 집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님께 ‘본의가 아니었다’고 말한 부분은 저의 불찰이었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나 전 의원 측은 당초 사과 메시지를 낼 계획이 없었지만 나 전 의원의 심경 변화로 입장을 냈다고 설명했다. 나 전 의원 측근인 박종희 전 의원은 “출마와 관련된 스탠스 변화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의 일보 후퇴는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반윤’ 이미지가 부각되는 것을 피하고,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민심에 호소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3·8 전당대회가 당원 100% 투표로 이뤄지는 만큼 ‘반윤’으로 인식돼 당심을 놓치는 것은 나 전 의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대통령과의 갈등 이후 나 전 의원의 지지율은 연일 하락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던 나 전 의원은 최근 2위, 3위에 머무르며 하락세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지난 18~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 중 국민의힘 지지층 3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당권주자 선호도는 김 의원이 22.8%로 1위를 차지했다. 안 의원은 20.3%로 2위를 기록했고 그 뒤를 이어 나 전 의원은 15.5%로 3위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28~29일 실시한 같은 여론조사에선 나 전 의원이 21.4%로 가장 높았고, 안 의원 18%, 김 의원 12.8%, 유 전 의원은 10.4%였다. 약 한 달 만에 나 전 의원은 5.9%p 하락했다. 최근 커진 ‘반윤’ 이미지를 일소하는 것이 나 전 의원에겐 절실하다.

나 전 의원은 사과에 대한 대통령실의 반응이 있을 때까지 몸을 낮추고 설 연휴 이후 출마 시점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은 설 연휴 동안 원로 정치인과 관계자를 만나며 비공개 행보를 이어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박종희 전 의원은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침잠(沈潛) 모드로 있는 것은 대통령이 경제와 국익 외교로 분주한데 누가 안 되기 위한 것”이라며 “설 연휴를 조용히 지내고 대통령이 귀국하면 보수의 상징적인 장소, 보수의 전사로서 대통령을 잘 모시고 국정수행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고 또 차기 재집권까지의 초석을 깔 수 있는 그런 의미로 상징적인 장소에서 출정식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