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에 있었던 29명 승무원의 입사는 티웨이항공은 물론 항공업계에서도 의미 있는 채용이었습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타를 입은 항공업계가 서서히 비상(飛上)한다는 신호였기 때문이죠. 코로나 기간 동안 항공사들은 항공기를 여러 대 반납하는 등 긴축 경영을 단행했습니다. 비행기를 보유 대수를 줄인다는 건, 조종사와 승무원, 정비사 등 필요 인력도 줄어든다는 의미입니다. 채용이 열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된 겁니다.
13일 티웨이항공 44기 승무원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티웨이항공 제공
보통 객실 승무원의 채용 경쟁률은 100대 1이 훌쩍 넘습니다. 수백 대 일이 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합격을 해도 정식 승무원이 되려면 필수 교육을 거쳐야만 합니다. 각종 훈련을 이수하지 못하고 테스트에서 떨어지면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죠. 안전 및 보안 교육, 비상탈출 및 입수 훈련, 방송 및 서비스 교육 등 총 320시간의 교육을 이수하고 평가 비행을 마쳐야 합니다. 8주 동안 강도 높은 훈련을 받게 됩니다. 지방에서 올라온 훈련생들은 임시 숙소에서 지내며 훈련을 받기도 합니다.
13일 서울 강서구 티웨이항공 항공훈련센터에서 열린 신입 객실 승무원 수료식 에서 승무원 대표가 감사 편지를 읽고 있다.
특히 이날 수료식은 온라인에서도 진행됐습니다. 자식들이 승무원이 되는 순간을 보고 싶어 하는 부모님과 가족, 지인들을 위해 유튜브 생중계를 했죠. 유튜브 댓글 창에는 신입 객실 승무원들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는 글이 한 가득이었습니다. 티웨이항공 직원들도 지난해 구축한 메타버스 공간인 티버스(t’verse)에서 수료식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강당에 모여서 수료식을 하던 보통의 수료식과는 달랐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감동을 주는 순간은 승무원 유니폼 옷깃에 회사를 상징하는 배지를 다는 순서일 겁니다. 배지 하나를 달기 위해서 기나긴 취업 준비를 해야 했고 8주간의 훈련을 버텼겠지요.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가 승무원 유니폼에 배지를 달아주는 순간엔 “와~~”하는 함성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합격 소식을 듣고 훈련을 받았던 모든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을 겁니다.
13일 티웨이항공 44기 이동익 승무원(왼쪽)과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가 수료증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티웨이항공 제공
수료식에 참석한 정홍근 대표는 “다시 힘차게 날아오르는 티웨이항공의 가족이 된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이제 식구가 됐으니 조금 무서운 말을 하겠다. 코로나 이후 여객이 늘면서 정말 많이 바빠지고 있다. 오늘 이후 부터 빡빡하게 근무를 해야 할 것이다. 오늘의 초심을 잃지 말고 항상 안전하고 즐겁게 비행에 임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44기 승무원들은 합격의 기쁨도 잠시 19일부터 곧바로 비행에 투입됐습니다. 한 승무원의 어머니가 수료식 영상에서 한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44기 신입 승무원들아. 이제부터 사회생활 시작이란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