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기자의 주요 사진 소재는 ‘사람’입니다. 자연히 사진에 찍히는 사람들의 걸음걸이와 자세에 관심이 많습니다. 11자 걸음, 꼿꼿한 허리와 목, 힘을 푼 어깨 등은 누구나 알고 있는 기본자세지요. 신문 사진에 등장하는 인터뷰 사진은 대부분 과도한 인증샷 동작은 드뭅니다.
인터뷰 하는 분께 자연스러운면서도 당당하게, 그리고 품위 있는 포즈를 요청합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편안하면서도 우아해 보일 수 있는 자세 4가지를 소개합니다.
1) 계단은 살짝 뛰어서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의 걸음걸이와 행동은 품위 있기로 유명했죠. 그의 자세를 유심히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행사에서 호명을 받고 무대에 오를 때 살짝 뜁니다. 무대로 오르는 계단은 3~5개 정도라 많지 않지만 느리게 걸어 올라가면 답답해 보입니다.
유튜브 캡쳐
2) 손은 곱게 포개기보다 깍지로
사진을 찍거나 다른 분들과 얘기를 나눌 때 공손하게 양손을 포개는 분들이 많습니다. 겸손함의 표시지요. 이른바 ‘착한 손’이라고도 하지요. 하지만 겸손함이 지나쳐 자칫 위축돼 보일 때가 있습니다. 또 비굴해 보이기도 하고요. ‘나는 아랫 사람이다’라고 스스로 외치는 꼴이지요. 이 손 자세는 권력자나 서열이 높은 사람이 했을 때 아름다워 보입니다.
‘착한 손’ 대신 깍지를 끼어보세요. 어깨에 힘도 풀리면서 자연스러워지고 겸손함과 당당함의 중간 쯤 어딘가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드실 겁니다. 카메라를 바라보는 표정에도 자신감이 생기고, 다른 분과 대화 중이라면 얘기도 좀 더 편한 분위기에서 나눌 수 있게 될 겁니다.
왼쪽 사진처럼 손등을 포개는 자세보다 오른쪽 사진처럼 깍지를 끼면 좀 더 편안함을 느끼실 겁니다.
3) 팔짱 낄 때는 손 하나를 빼보세요
팔짱을 끼는 자세는 자칫 움츠리는 듯 보일 수 있습니다. 속내를 숨기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요. 무엇보다 추워 보입니다. 손 하나를 빼서 팔뚝에 얹은 뒤 사진을 찍어보세요. 당당하면서도 자연스런 모습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손을 숨기는 팔짱은 자칫 예의 없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손 하나를 팔뚝 위로 빼면 자연스럽고 개방적으로 느껴집니다.
3분에게 각자 다른 팔 포즈를 요청했습니다. 여러분이 보시기에 어떤 팔이 가장 편안해 보이시는지요.
4) 손가락을 조심하세요
뭔가를 가리킬 때 손가락을 쓰는 분들이 의외로 굉장히 많습니다. 누구나 ‘삿대질’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기 마련이라 조심해야 합니다. 손가락 대신 손바닥으로 부드럽게 가리켜 보세요.
신원건기자 laput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