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오른쪽)과 안철수 의원이 지난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 출향인사 초청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안타깝고 아쉽다. 나경원 전 의원이 밝힌 ‘낯선 당의 모습’에 저도 당황스럽다.” (안철수 의원)
25일 나 전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에 대해 당권 주자인 두 사람의 반응은 엇갈렸다. 여권에서는 이를 두고 “나 전 의원의 이탈을 바라보는 속내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는 평가다. 사실상 양자대결로 좁혀진 당 대표 선거에서 나 전 의원을 지지하던 표심이 어디로 갈지에 따라 당권 구도가 요동칠 전망이다. 김, 안 의원 모두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고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 金 “대통령 위해 결단 羅 표심 내게 올 것”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2023.1.19/뉴스1
여기에 김 의원 측은 ‘정통보수 연대’로 나 전 의원에게 손짓하고, 당원들에게 호소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전당대회가 ‘당원 투표 100%’로 치러지는 만큼 2003년 정계 입문 이후 국민의힘을 단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해 자연스럽게 안 의원과의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것. 김 의원의 선거 캠프가 전당대회 선거 슬로건으로 “뚝심과 소신! 정통보수를 지키는 이기는 후보 김기현”을 내세운 이유다. 김 의원 역시 최근 안 의원에 대해 “철새 정치”, “여기저기 기웃”이라며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 安 “羅 출마 봉쇄 역풍, 표심 내게 올 것”

안철수 의원
또 안 의원은 나 전 의원을 향한 집중 공세를 펼친 일부 친윤 진영을 성토하는 당원 여론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초선 의원들이 연판장을 돌리면서 나 전 의원의 출마를 봉쇄한 것인데, 이를 두고 당원들 사이에서 역풍이 상당히 불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도 이날 한 유튜브 방송에서 “당내에서 공천에 대한 공포 정치를 하는게 김 의원”이라며 공세를 폈다.
다만 안 의원은 윤 대통령에 대해서는 “대선 후보 단일화의 파트너”라는 점을 적극 강조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번 전당대회가 오로지 당원 투표로만 승부가 나기 때문에 나 전 의원처럼 안 의원도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