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세대 중심 붕어빵 인기 쑥쑥 기존 가게 한편에 함께 운영 “배달도 OK… 설연휴에도 문열어”
25일 서울 서대문구의 배달 전문 죽집에서 종업원이 용기에 죽을 담고 있다. 이 업체는 지난해 11월 붕어빵 배달을 시작한 후 매출이 2배 가까이로 올랐다고 한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
“붕어빵 배달을 시작하고 매출이 2배 가까이로 뛰었어요. 주객이 바뀌었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네요.”
서울 서대문구에서 죽집을 운영하는 양승재 씨(50)는 25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주문이 쇄도해 설 연휴 하루도 쉬지 않고 가게 문을 열었다”며 웃었다. 2021년 12월부터 배달 전문 죽집을 운영하던 양 씨는 지난해 11월 붕어빵 기계 3대를 약 200만 원에 구입했다. 그는 “붕어빵이 인기라는 얘길 듣고 틈새시장을 공략하려 했다”며 “8종류의 붕어빵을 6개당 3000∼4000원에 팔기 시작했는데 초반부터 주문이 밀려들었다”고 했다.
기자와 통화한 날 오전에 접수된 주문 29건 중 붕어빵을 같이 주문하지 않은 건 6건뿐이었다고 한다. 양 씨는 “붕어빵으로만 평일에 약 40만 원, 주말에 약 100만 원까지 매출을 올린다”며 “월 매출도 약 3500만 원에서 약 6000만 원으로 올랐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최정인 씨(30)도 지난해 11월부터 과일과 붕어빵을 함께 판매 중이다. 그는 “제철과일이 많은 여름이 지나 매출이 떨어지면서 붕어빵을 팔기 시작했다”며 “겨울철은 과일 판매 비수기인데 덕분에 줄어든 매출을 보전할 수 있었다. 지금은 전체 매출 과반이 붕어빵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기 붕어빵 판매를 시작한 서울 영등포구 한식집 사장 박다솔 씨(24)도 “배달과 포장을 합쳐 월 매출이 적게는 300만 원, 많게는 800만 원까지 뛰었다”며 “붕어빵을 사러 왔다가 다른 메뉴를 포장해 가는 손님도 적지 않다”고 했다.
붕어빵 노점상들은 고물가 때문에 수익이 안 난다고 아우성이지만 자영업자들은 기존에 하던 장사를 하면서 기계 두세 대만 추가해 운영하는 만큼 수익을 내기도 상대적으로 쉽다. 양 씨는 “죽 배달은 마진율이 30%대인데 붕어빵은 50% 가까이 된다”며 “식사와 디저트를 같이 배달하면서 보완 효과도 난다”고 설명했다.
붕어빵 재료 납품업자들도 “최근 배달 전문 매장을 중심으로 재료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고 입을 모았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