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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쌍방울 김성태와 가까운 KH 배상윤… 檢 “주가조작 혐의 조만간 수사 착수”

입력 | 2023-01-26 03:00:00

알펜시아 담합-대북송금 이어
남부지검 등 3곳서 동시다발 수사
‘李변호사비 대납’ 개입여부 조사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이 KH그룹의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해 조만간 수사에 착수할 방침인 것으로 나타났다. 쌍방울그룹 김성태 전 회장(수감 중)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KH그룹 배상윤 회장(사진)을 대상으로 수원지검과 서울중앙지검에 이어 남부지검까지 수사에 착수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2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금융당국은 배 회장이 KH 주력 계열사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이슈를 띄우며 주가를 조작했는지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KH 주력 계열사가 지분을 인수한 바이오 기업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및 승인 관련 정보를 시장에 유통시키며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포착하고 조사에 나섰다고 한다.

조사 결과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패스트 트랙’으로 이 사건을 이번 주 중 남부지검으로 넘길 예정이다. ‘패스트 트랙’은 긴급하거나 중대한 사건의 경우 증선위 심의를 생략하고 증선위원장 결정으로 검찰에 통보하는 제도다.

남부지검 합수단이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하면 KH는 크게 세 갈래의 검찰 수사를 동시에 받게 된다.

먼저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쌍방울과 함께 KH도 대북 송금 의혹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사팀은 배 회장이 2019년 5월 김 전 회장과 중국을 방문해 북한 측과 경제협력 합의서를 작성한 정황을 포착하고 배 회장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검찰은 쌍방울이 연루된 2019년 500만 달러(약 62억 원) 대북 송금 의혹에도 KH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또 검찰은 KH와 쌍방울이 계열사가 발행한 전환사채를 상호 매수하는 등 자금 거래가 복잡하게 얽힌 만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도 배 회장이 관여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김 전 회장과 배 회장은 쌍방울 인수 과정에서 주가 조작을 한 혐의로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또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준호)는 KH의 알펜시아리조트 매각 입찰 방해 의혹을 수사 중이다. KH는 단독 입찰에 따라 유찰되는 걸 막기 위해 계열사 2곳을 입찰에 참여하게 해 입찰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떨어진 계열사가 경쟁 상대였던 다른 계열사의 인수자금 마련에 동참했다는 진술과 자료 등을 확보해 배임 혐의 등도 수사 중이다.

김 전 회장이 10일 태국에서 붙잡힌 가운데 해외 도피 중인 배 회장도 최근 자진 귀국 의사를 주변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KH 관계자는 “배 회장이 조만간 귀국할 것으로 안다”면서 “다만 구체적인 귀국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