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불출마까지 20일간 무슨일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했던 나경원 전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힘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 불출마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3.1.25/뉴스1
“제 출마가 분열의 프레임으로 작동하고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은 25일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의 배경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극심한 내분을 낳았던 ‘이준석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전당대회가 자신의 도전으로 또다시 ‘친윤(친윤석열) 대 비윤(비윤석열)’의 구도가 펼쳐질 조짐을 보이자 결국 포기했다는 것이다.
당초 출마 의지를 불태웠던 나 전 의원이 정반대의 선택을 한 건 친윤 진영의 전방위 압박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친윤 핵심인 장제원 의원은 13일 나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직서를 내자 “반윤의 우두머리가 되겠다는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성토했다.
이번 출마 시도로 2002년 정치 입문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나 전 의원은 내년 4월 총선을 통해 국회 재입성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친윤 진영 역시 당초 나 전 의원에게 불출마를 설득하며 “5선에 성공해 사상 첫 여성 국회의장을 노려볼 수도 있지 않느냐”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불출마 선언 회견 뒤 서울 시내 음식점에서 자신을 도왔던 20여 명 인사들과 2시간가량 오찬을 하며 “이게 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다만 자신이 김기현, 안철수 의원 중 누구 손을 잡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데 대해 나 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향후 행보와 관련해 “거래하는 정치는 싫다. 당분간 많은 생각을 해보겠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불출마 선언 뒤 자택에서 그간 도움을 줬던 인사들에게 전화해 감사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출마를 선언한 이날은 나 전 의원 어머니의 기일이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