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불출마 선언… 與전대 2파전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위쪽 사진)이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재활용센터에서 설 연휴 재활용 쓰레기를 분류하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아래쪽 사진은 또 다른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같은 날 서울 여의도 170V 캠프 대회의실에서 열린 2030년 청년특보단 정책미팅에서 참가자들과 악수를 나누는 모습. 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총선 승리 및 윤석열 정부 성공이라는 국민 염원을 실천하려는 자기희생이다. 경의를 표한다.” (김기현 의원)
“안타깝고 아쉽다. 나경원 전 의원이 밝힌 ‘낯선 당의 모습’에 저도 당황스럽다.”(안철수 의원)
25일 나 전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에 대해 당권 주자인 두 사람의 반응은 엇갈렸다. 여권에서는 이를 두고 “나 전 의원의 이탈을 바라보는 속내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는 평가다. 사실상 양자 대결로 좁혀진 당 대표 선거에서 나 전 의원을 지지하던 표심이 어디로 갈지에 따라 당권 구도가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 金 “대통령 위해 결단 羅 표심 내게 올 것”
김 의원 측은 우선 대세론을 통해 나 전 의원 지지층을 흡수한다는 목표다. 친윤 의원들의 지지 등을 발판으로 상승세를 탄 여론조사를 앞세워 “안정된 당 운영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할 적임자”를 강조하겠다는 것. 김 의원 측 관계자는 “나 전 의원도 결국 대통령을 위해 결단을 한 것”이라며 “당원들은 그 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윤 대통령 의중을 잘 아는 김 의원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연대, 포용, 탕평을 뜻하는 ‘연포탕’을 앞세워 여권을 하나로 모으겠다는 게 김 의원의 복안이다. 여기에 김 의원 측은 ‘정통보수 연대’로 나 전 의원에게 손짓하고, 당원들에게 호소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전당대회가 ‘당원 투표 100%’로 치러지는 만큼 2003년 정계 입문 이후 국민의힘을 단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해 자연스럽게 안 의원과의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것. 김 의원의 선거 캠프가 전당대회 선거 슬로건으로 “뚝심과 소신! 정통 보수를 지키는 이기는 후보 김기현”을 내세운 이유다. 김 의원 역시 최근 안 의원에 대해 “철새 정치”, “여기저기 기웃”이라며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 安 “羅 출마 봉쇄 역풍, 표심 내게 올 것”
안 의원은 높은 대중 인지도 등을 토대로 “내년 총선 승리로 완벽한 정권 교체를 달성할 적임자”를 강조한다는 계산이다. 전당대회 선거 캐치프레이즈도 ‘총선 압승, 승리의 당 대표 안철수 170V’로 정했다. 집권 여당이 22대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수도권 탈환이 필수적인 만큼 수도권·중도 표심에 강점이 있는 안 의원이 170석을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부산 출신인 안 의원은 정계 입문 뒤에는 서울 노원, 경기 성남 등 수도권 지역에만 출마해 당선됐다. 또 안 의원은 나 전 의원을 향해 집중 공세를 펼친 일부 친윤 진영을 성토하는 당원 여론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초선 의원들이 연판장을 돌리면서 나 전 의원의 출마를 봉쇄한 것인데, 이를 두고 당원들 사이에서 역풍이 상당히 불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도 이날 한 유튜브 방송에서 “당내에서 공천에 대한 공포 정치를 하는 게 김 의원”이라며 공세를 폈다.
다만 안 의원은 윤 대통령에 대해서는 “대선 후보 단일화의 파트너”라는 점을 적극 강조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번 전당대회가 오로지 당원 투표로만 승부가 나기 때문에 나 전 의원처럼 안 의원도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