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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獨 탱크 지원 ‘언급 회피’…“계속 베토벤·바흐 즐길 것”

입력 | 2023-01-26 08:27:00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독일의 우크라이나에 주력전차(탱크) 지원 결정에 대한 공개 발언을 회피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날 독일이 서방 동맹국들의 몇 주간의 압박에 못 이겨 자국산 탱크 레오파드2 우크라이나 지원을 발표한 데 대해 러시아 외무부와 독일 베를린 주재 러시아대사관이 격렬한 반응을 보인 것과 달리 푸틴 대통령은 이에 대해 회피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리아·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독일의 탱크 지원 발표가 있던 이날 러시아 학생의날을 맞이해 모스크바 국립대에서 학생들과 만나 1시간가량 대담을 나눴다.

이 과정에서 푸틴 대통령은 독일이 “엄밀히 말해서” 미국의 군사 점령하에 남아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독일이 미국 주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연합군에 소속돼있음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푸틴 대통령이 현재 국제적 긴장을 간접적으로 암시했을 뿐”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의 대부분은 깊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며 “주권은 유럽에 반환되겠지만 이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는 세계 문화의 일부”라며 일부 국가들이 러시아 문화를 “무효화”(cancel)하기 위한 구실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용하고 있다고 암시하며 서방 국가들을 비난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인들은 지속해서 (오늘날 독일 출생의) 베토벤과 바흐를 즐길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 질의응답은 학생들의 진로 고민, 잃어버린 개, 양자 기술까지 다양한 주제로 이어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개전 이래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 출신 남학생 블라디슬라브 올레니크(24)는 푸틴 대통령에게 ‘지난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에 참여했다’며 ‘대통령이 한때 이끌었던 러시아연방보안국(FSB)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올레니크의 참전에 감사를 표하고 FSB에 대한 그의 야망을 확실히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당신과 같은 사람들은 사람 보호 행동의 중요성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 러시아는 그 자체”라며 “당신과 같은 이들은 특별 복무와 FSB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했다.

대학원생 다닐 모틴 지난해 간호사인 52세 어머니가 전선에 일하러 가는 동안 세명의 10대 형제들을 돌봤다고 말하자 푸틴 대통령은 허리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 모틴이 푸틴 행정부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자 그는 “인사부에 분명히 귀띔해주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독일은 장고 끝에 이날 자국산 주력전차 레오파드2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키로 결정했다. 미국 역시 M1 에이브럼스 31대 지원을 공식 발표했다. 서방의 첨단 공격용 탱크 지원으로 1주년을 앞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