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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부산에서 대리운전을 이용해 집으로 돌아온 40대 A씨가 자신의 집 기계식 주차타워에서 떨어져 숨지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대리운전자 B씨는 타워에 차를 넣고 A씨가 차 안에 있는 상태에서 돌아갔다. 이를 몰랐던 한 입주민이 기계를 작동시켜 A씨의 차량을 올렸고 이후 잠에서 깬 A씨가 얼떨결에 차에서 내리면서 타워 바닥으로 떨어졌다.
◇대리운전자와 주차타워 관리인도 있었지만
이번 ‘주차타워 추락사’를 조사 중인 경찰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차타워는 원칙적으로 타워 진입 전 운전자 외 동승자들은 모두 하차한 뒤 작동해야 하는데 이날 대리운전자 B씨는 A씨를 태운 채 타워에 진입했다. B씨가 현장에서 A씨로부터 직접 요금을 받았던 점으로 볼 때 당시 A씨는 의식이 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짐작되지만 A씨가 차에서 내릴 수 없었던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는지 등이 확인되지 않아 B씨의 과실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업계 등에 따르면 대리운전기사의 업무 범위는 고객이 지정한 위치까지 차량을 운행한 뒤 주차하고 차량 키를 다시 차주에게 건네는 것까지다. 이 때문에 B씨에게 A씨의 귀가를 확인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이 애매한 상황이다.
사건 마무리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측은 현재 조사 중으로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편리한 플랫폼의 그늘…대책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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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반에 넓게 퍼져 있는 근로자들을 모아 정기적으로 교육·관리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구조라는 게 업계측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 이렇다 할 매뉴얼이나 관련 정책은 없는 실정이다.
한편 부산 지역의 일부 중소대리운전업체들은 나름의 체계를 갖추고 근로자들을 관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부산지역 한 대리운전 업체 관계자는 “우리 업체의 경우 직급에 따라 등급을 나누고 각자 직급에 맞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부장을 따로 두고 복장부터 안전까지 기사교육을 상시 진행하며 상황에 따라 기사들을 사무실로 불러서 집중 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돌발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기사들이 자의적으로 행동하지 않도록 하는 등에 대한 매뉴얼을 자체적으로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리운전 이용 고객 대다수가 음주자들이어서 이들이 차에서 잠을 자거나 장시간 머물 경우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부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