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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누리꾼 ‘중국 설’ 생떼…정작 中 외교부는 ‘음력 설’ 표기

입력 | 2023-01-26 10:06:00


최근 일부 중국 누리꾼들이 ‘음력 설’을 영문으로 ‘Lunar New Year’로 표기한 영국박물관 SNS에 악성 댓글을 달고 ‘Chinese New Year(중국 설)’이 올바른 표현이라고 주장했지만, 정작 중국 외교부와 관영 신화통신은 ‘Chinese New Year’가 아닌 ‘Lunar New Year’로 표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는 26일 자신의 SNS에 “설 연휴 기간 내내 ‘음력 설’(Lunar New Year) 영문 표기가 국내외로 큰 이슈가 됐다. 그러다 보니 중국 내 한인 분들이 제보를 해 주셨는데, 중국 외교부와 국영 통신사인 신화통신에서도 ‘Lunar New Year’ 표기를 사용한 것이 드러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는 지난해 왕이 외교부장의 ‘신년 인사’ 제목에 영문으로 ‘Lunar New Year’라고 표기되어 있고, 며칠 전 신화통신 SNS에 올라온 파일에서도 음력 설을 ‘Lunar New Year’로 표기한 것이 확인된다.

서 교수는 “이처럼 중국 당국에서도 ‘음력 설’ 표기를 영문으로 ‘Lunar New Year’를 사용하고 있는데, 몰지각한 중국 누리꾼들의 비이성적인 행위로 인해 중국의 이미지만 더 추락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영국박물관이 SNS에서 ‘한국 음력 설’이라고 표현했다가, 중국 누리꾼들의 대대적인 댓글 테러를 당하고 ‘중국 설’로 바꾼 일이 있었다”며 “어떠한 논리와 근거도 없이 감정적인 댓글 테러를 자행하면 뭐든지 바꿀 수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는데, 이번 영국박물관의 조치는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영국 총리도 설맞이 행사에서 연설 중에 ‘음력 설’이라고 명확히 표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미국 디즈니랜드 공식 SNS,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NTU) 등 전 세계 곳곳에서는 중국 누리꾼들의 댓글 테러에도 불구하고 ‘음력 설’ 표기를 고수하고 있다. 최근에 ‘음력 설’ 표기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서 교수는 “중국 누리꾼들의 삐뚤어진 중화사상과 문화 패권주의적 발상이 아시아권의 보편적인 문화인 설을 중국만의 문화인 양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