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박 글로벌영업총괄 부사장 퇴사 비상경영체제 가동… 조직개편 단행 ‘조직 슬림화’ 리더급 인원 강등·부서 통합 내부 어수선한 분위기… ‘원가절감=감원’ 인식 확산 IRA 등 현안 해결 적임자 부재 “인재 영입 공들이는 삼성전자와 대비”
삼성바이오로직스 2021년(왼쪽)·2022년 임원진 조직도. 노란색 표시는 제임스 박 부사장.
삼성바이오로직스 내부에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외부 인사 영입에 열을 올리는 모습과 대비되는 분위기다. 핵심 임원으로 꼽히는 글로벌영업센터장은 지난달 퇴사했다.
26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에 있던 보직을 없애 리더급 인원이 팀원으로 강등되고 리더가 해임된 파트는 통합되는 등 조직 슬림화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법무팀 인원 규모는 반 토막이 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법무팀의 경우 반 토막 수준은 아니고 나간 사람도 있고 들어온 사람도 있다며 팀원 구성과 규모에 대해서는 자세한 언급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핵심 보직인 글로벌영업센터장을 맡았던 제임스 박 부사장은 지난달 조용히 퇴사했다. 해당 업무는 현재 존 림 대표이사가 겸직하고 있다.
독일 출장 이후 퇴사까지는 불과 한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 직원들 사이에서 동요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한다. 회사를 나간 제임스 박 부사장은 머크(Merck)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 등 굵직한 글로벌 제약사 출신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핵심 인력으로 영입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BD본부 글로벌 BD플래닝 팀장과 BD팀장 등을 거쳐 2018년 전무로 승진했다.
업계에서는 제임스 박 부사장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폭넓은 영업활동을 펼쳐왔기 때문에 겸직하게 된 존 림 대표이사의 어깨가 무거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바이든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 중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다양한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원진 가운데 제임스 박 부사장이 담당했던 글로벌영업총괄 업무를 대신할 마땅한 적임자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안 해결을 위해 신속한 업무 인수인계와 체계화된 업무 추진이 요구된다.
핵심 임원 퇴사와 리더급 인원 재편이 이어지면서 직원들 사이에서는 ‘감원 칼바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상당수 팀·파트장급 인원들이 보직을 내려놨고 추가적인 조직개편 가능성까지 열려 있는 분위기다. 올해 원가절감 노력을 강조한 경영진들의 구호가 직원들 사이에서는 인건비 절감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사상 최초로 연간 매출액 2조 원을 넘어섰다. 작년 3분기 기준 연간 누적 매출이 2조358억 원을 기록했다. 수주 실적은 1조7835억 원으로 집계돼 매출 증가에 따른 외형 성장과 질적 성장을 병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2022년 4분기 실적은 오는 27일 공시 예정이다.
동아닷컴 김상준 기자 k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