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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손보사 5곳, 내달말부터 車보험료 2.5%까지 내린다

입력 | 2023-01-27 03:00:00

작년 손해율 80%대 초반 안정적
2년째 흑자 유력에 “고통 분담”
일각 “올핸 다시 손해율 급등 우려”
차보험 정비수가 인상여부도 변수




대형 손해보험회사들이 다음 달 말부터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2% 이상 인하한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연간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은 전년과 비슷한 80%대 초반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돼 2년 연속 흑자 달성이 유력하다.

다만 보험업계에선 올해 차보험 손해율이 다시 높아지고 이에 따라 보험료가 추후 인상될 여지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곧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는 데다 최근 국제유가도 하락하는 추세라 차량 운행량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대형 손보사 5곳은 다음 달 25∼27일 개시되거나 갱신되는 계약부터 개인용 차보험료를 2.0∼2.5% 인하할 예정이다. 메리츠화재는 2.5%를, 나머지 4곳은 2.0%를 내린다. 이들 5개 대형사의 차보험 시장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중소형사인 롯데손해보험은 이달 1일 이미 차보험료를 2.0% 인하했다.

손보업계는 지난해 12월 고물가에 따른 민생의 어려움이 커지자 고통 분담 차원에서 차보험료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손해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돼 추가 인하 여력이 생긴 데다 금융당국과 정치권이 차보험료 인하를 거듭 압박했기 때문이다. 차보험에 가입한 사람만 2400만 명이 넘고 보험료가 소비자물가지수(CPI) 산정에 포함되는 만큼 차보험료를 조정하면 서민 경제와 물가 지표가 개선되는 효과가 생긴다.

실제로 5개 대형 손보사의 지난해 연간 차보험 손해율은 79.1∼81.7%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4년 만에 흑자를 냈던 2021년(77.5∼81.9%)과 비슷한 수준이다. 업계에선 보통 차보험 손해율이 78∼82% 이하로 떨어지면 흑자가 나는 것으로 본다. 팬데믹이 이어지며 차량 운행량이 줄어든 데다 최근 도로교통법 개정 등 법규 강화로 사고율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사상 최대 적자를 냈던 2019년(88.5∼92.0%)과 비교하면 손해율이 1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다만 손보사들은 올해 팬데믹이 종식되면 다시 손해율이 급등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거리 두기에 이어 3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해제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된 생활 규제는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여기에 국제유가도 떨어지는 추세라 차량 운행량이 빠르게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잇따른 한파와 폭설로 사고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올해 차보험 정비수가가 인상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차보험 손해율은 원래 겨울철 급격히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한파나 폭설이 잦을수록 빙판길 사고가 늘어나 손해율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5개 손보사의 손해율(86.0∼98.4%)은 연간 손해율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었다. 손보업계와 정비업계는 지난해 10월부터 자동차보험 정비요금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인상률을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