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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임금격차 1년새 714만원 벌어져… “OECD 최고수준”

입력 | 2023-01-27 03:00:00

상장사 기준 연평균 3584만원 차이
여가부 “일부 직종 男상승폭 큰 탓”
채용-퇴직 등 단계별 성비공개 추진




2021년 상장법인의 남녀 임금 격차가 전년보다 700만 원 넘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임금 격차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성별에 따른 고용 현황을 공시하는 성별근로공시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여성가족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제3차 양성평등정책 기본계획(2023∼2027년) 및 2021년 국가 성평등지수’를 발표했다.

여가부에 따르면 2021년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상장법인(2364곳)의 남성과 여성 1인당 연간 평균 임금은 각각 9413만 원과 5829만 원으로, 3584만 원의 차이가 났다. 전년(2020년)에는 남성 임금이 7980만 원, 여성이 5110만 원으로 임금 격차가 2870만 원이었다. 1년 사이에 임금 격차가 714만 원 더 늘어난 것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가 여성에게 더 큰 타격을 입힌 것으로 분석된다”며 “금융업 등 일부 직종에서는 남성의 임금 상승 폭을 여성의 임금 상승 폭이 따라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여성이 고용 안정성이 낮고 저임금 일자리에 종사한다는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2021년 기준 남녀 임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남녀 간 임금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성별근로공시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성별근로공시제란 기업이 채용과 근로, 퇴직 단계에서 항목별로 성비 현황을 외부에 공시하는 제도다. 예컨대 채용 당시 합격자의 성비나 승진자와 육아휴직자 등의 성비를 공개하는 식이다. 현재 고용노동부에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데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자율적으로 공시를 하게 되면 스스로 문제점과 격차를 인지할 수 있으므로 자연스럽게 개선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제활동, 의사결정, 교육 및 직업훈련 등 8개 분야의 성평등 수준을 100점 만점으로 측정하는 국가 성평등지수는 2021년 기준 75.4점으로 집계됐다. 전년(74.9점) 대비 0.5점 늘긴 했지만 상승 폭은 2014년 이후 7년 만에 최저였다. 8개 분야 중에서 점수가 가장 높은 분야는 보건(96.7점)이었다. 이어 교육 및 직업훈련(94.5점), 문화 및 정보(84.5점) 등의 순이었다. 점수가 가장 낮은 분야는 의사결정(38.3점)이었다. 국회의원과 4급 이상 공무원의 성비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