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내일 檢출석 앞두고 野 내홍
“국가폭력에 제도적 면죄부를 주는 것을 그만둘 때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 관련 검찰 조사(28일)를 이틀 앞둔 26일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 등과 만나 “국민이 위임한 권한, 혈세로 국민의 인권을 침해하는 국가폭력 범죄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조작 수사’로 부각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전날 밤엔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 수사와 관련해 “어처구니없는 일, 사필귀정이 될 것”이라고 쓰기도 했다. 이 대표가 연일 검찰 수사의 부당함과 억울함을 호소하는 가운데, 이날 친명(친이재명)계에선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왔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제1야당 대표의 특권을 내려놓고 검찰에 출두하라”고 날을 세웠다.
● 李 “수없이 음해당했지만 실체 드러나”
축산 농가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가 26일 전북 정읍에 위치한 한우 축산 농가를 찾아 농가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 출석을 이틀 앞둔 이 대표는 이날 1박 2일 일정으로 전북을 찾아 민생 행보에 나섰다. 정읍=뉴스1
● 비명계 “기소되면 당 대표서 물러나야”
이에 맞서 국민의힘에선 이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 회의에서 이 대표를 겨냥해 “당 대표직을 방패막이 방탄막으로 삼고 있다”며 “당장 제1야당 대표 특권을 내려놓으라”고 했다. 전주혜 비상대책위원도 “이 대표의 혐의가 수사를 통해 밝혀지는 상황에서 더 이상 방탄 국회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미애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일반 국민은 꿈도 못 꾸는 휴일인 28일 검찰 조사에 응한다고 한다”며 “거대 야당 대표의 지위를 유감 없이 남용한 ‘황제 조사’를 받겠다는 태도”라고 직격했다. 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내에서도 이 대표 사퇴 요구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25일 저녁 KBS 라디오에서 “당헌 제80조에 기소되면 당직자들은 원칙적으로 당직을 물러나도록 돼 있다”며 “이 대표도 기소되면 당 대표에서 일단 물러나 무고함을 밝히는 데 전력을 다하고, 무고함이 밝혀지면 복귀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김종민 의원도 26일 KBS 라디오에서 “(사법 문제는) 본인만 알고, 나중에 가보면 여러 가지 새로운 사실이 나온다”면서 “(이 대표에 대한) 사실관계를 가지고 민주당이 책임질 수는 없다”고 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