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현장 방문한 어머니 “한일 멀리하면 안돼… 아들의 뜻”
26일 이수현 씨 22주기 추모식이 열린 일본 도쿄 신오쿠보역에서 이 씨의 어머니 신윤찬 씨(왼쪽에서 두 번째)와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왼쪽) 등이 2001년 1월 26일 이 씨가 취객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졌던 플랫폼 앞에서 추모 기도를 하고 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3년 만에 일본 도쿄 신오쿠보역 플랫폼에 선 엄마는 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22년 전 이날, 영하의 추운 날씨에 선로에 뛰어들어 취객을 구하다가 숨진 아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그치지 않는다.
“오랜만에 오니 활기가 있어 보여 좋아요. (코리아타운이) 한동안 썰렁했다는 얘기를 듣고 굉장히 마음이 아팠거든요.”
2001년 1월 26일 한국인 유학생 이수현 씨(당시 26세)가 희생된 도쿄 신오쿠보에서 이 씨를 기리는 22주기 추도식이 26일 열렸다. 당시 얼굴도 모르는 취객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졌던 그의 희생은 한일 양국에 큰 울림을 줬다.
이 씨 부모가 기부한 1억 원을 기반으로 세워진 장학회는 일본에 유학하러 온 아시아 유학생 1000명 이상에게 장학금을 수여했다. 그를 기리는 영화, 책을 선보였고 이달 NHK 특집 프로그램 ‘위기 속의 용기’에서 이 씨의 의로운 행동이 조명됐다.
“한국과 일본이 멀리하면 안 된다고 했던 아들의 말을 새기고 있어요. 많은 분이 우리 아들을 생각해 주는 만큼 용기를 내 양국의 사이가 좋아지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