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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 2년반만에 역성장… 수출-소비 부진

입력 | 2023-01-27 03:00:00

―0.4%… 코로나 초기 이후 처음
“올 1%대 성장도 쉽지않다” 우려




지난해 4분기(10∼12월) 한국 경제가 0.4% 역성장하며 뒷걸음쳤다. 고물가, 고금리로 민간소비가 크게 위축된 데다 글로벌 수요 둔화로 인한 수출 부진이 이어진 탓이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한국은행 전망치인 2.6%를 지켰지만 올해는 1%대 성장도 담보하기 어렵단 우려가 나온다.

26일 한은에 따르면 2022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4%로 집계됐다. 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된 건 한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 2분기(―3.0%) 이후 10분기(2년 6개월)만이다. 2000년대 들어 분기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보다 낮았던 건 카드사태(2003년 1분기),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3분기), 코로나19 사태(2020년 1·2분기) 등 4개 분기뿐이다.

경제 성장의 양대 축인 내수와 수출이 동반 부진했던 점이 역성장의 주요인이 됐다. 지난해 2분기(2.9%)와 3분기(1.7%)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던 민간소비가 4분기(―0.4%) 감소세로 돌아섰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4월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이후 펜트업 수요(억눌렸던 소비 폭발 현상)로 2, 3분기 민간소비가 회복됐다가 조정을 받고 있다”며 “부동산 거래 위축으로 이사 수요가 줄면서 가전 등 내구재 소비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수출도 반도체,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5.8% 줄었는데 감소 폭이 2020년 2분기(―14.5%) 이후 가장 컸다.

그나마 정부소비가 3.2% 늘었다. 소비 부진과 수출 한파를 정부가 재정지출로 방어한 셈이다. 지난해 4분기 역성장에도 연간 경제성장률은 2.6%로 한은 전망치에 부합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올해 1분기의 경우 기저효과와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등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외 기관들의 전망은 밝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반도체 수출 둔화가 예상보다 커질 경우 올해 성장률이 1%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이달 초 기준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 9곳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1%에 그쳤다. 한국씨티은행, 노무라증권 등은 1%를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한국 경제가 1.7% 성장할 것으로 봤던 한은은 다음 달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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