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2019년 이른바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 당시 국민의힘 지도부였던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해 “책임지지 않았다”고 비판하자 나 전 의원도 “최소한의 사실관계조차 모르고 쓰는 망상 속의 소설”이라고 맞받았다.
홍 시장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잊혀진 재판이 있다. 패스트 트랙 재판이다”라면서 2019년 11월 선거법·공수처법 처리를 둘러싸고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물리적으로 충돌한 일을 언급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과 함께 선거법 및 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지정을 추진하자, 국민의힘은 국회 의안과 등을 봉쇄하고 저지에 나섰다. 이후 검찰은 2020년 1월 국회법 위반 혐의로 국민의힘 의원 23명과 민주당 의원 5명을 불구속 기소 또는 약식기소했다.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는 “그런데 당시 당 대표, 원내대표는 다음해 공천이 걸린 의원들을 압박해 최전선에 내세웠고 책임지겠다고 호언장담한 그 지도부는 그 후 그 누구도 책임 지지 않았다. 지도부가 나서서 검찰수사 단계에서 우리가 책임질 테니 우리 지시를 따른 의원들은 기소하지 말라고 협상이라도 했다면 전, 현직의원 수십 명이 정계퇴출의 족쇄를 아직도 차고 있을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 사건은 유죄가 되면 무조건 정계 퇴출이 되는 엄중한 법 위반 사건이다. 국회 CCTV에 다 찍혀 있는데 무죄가 될 수 있을까? 지도부 무책임의 극치로 금년 안에 1심이 끝날 그 재판에 연루된 전, 현직 의원들의 심정은 지금 어떨까? 그래서 무책임하고 무능한 지도부를 만나면 의원들과 당원들만 피눈물 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나 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홍준표 시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패스트 트랙 재판 관련 글은, 최소한의 사실 관계조차도 모르고 쓰는 망상 속의 소설이자 본인의 삐뚤어진 선입견이 가져온 억측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나 전 의원은 “제가 그 당시 여당과 어떤 협상을 치열하게 하고 있었는지, 제가 원내대표 직을 계속했더라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아마 홍준표 시장은 상상조차 못할 것이다. 물론, 사실을 이야기해도 듣지도 않을 분”이라고 홍 시장을 직격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