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조만간 온스당 2000달러라는 심리적 지지선을 뚫고 올라갈 태세다. 신냉전이라는 지정학적 긴장부터 달러 약세, 부채한도 불안에 따른 미국의 지급불능(디폴트, 국가부도) 우려까지 더해지며 안전자산 금의 몸값을 끌어 올리고 있다.
26일(현지시간) 금값은 미국 성장률 호조에 1% 정도 하락했지만 연초 랠리를 보면 숨을 고르는 분위기다. 다우존스마켓에 따르면 금값은 지난 17거래일 중에서 12거래일 동안 올랐다.
가장 거래가 많은 금선물은 9월 저점 대비 거의 20% 올라 2022년 4월 이후 최고다. 6주 연속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시킹알파는 이번 금값 랠리의 배경에 대해 ‘탈달러화가 모멘텀(동력)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달러가 떨어지며 달러로 거래되는 금의 투자접근성이 높아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달러는 지난 9월 기록했던 52주래 최고점 대비 10% 떨어졌다.
이달 들어서만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1.4% 떨어졌고 월간으로 4개월 연속 하락할 조짐이다. 현재 달러 가치는 2022년 5월 수준으로 돌아왔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이 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에 나서며 달러는 약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주도하는 운전석에서 물러나면서 달러가 후진 기어를 넣었다”며 “지난해 미국 금리가 크게 올랐지만 올해 초점은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으로 옮겨갔다”고 전했다.
달러 하락과 관련해 시킹알파는 “중국이 석유수출국기구(OPEC),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디지털 화폐를 통해 무역흐름의 탈달러화를 주도한다”고 평가했다.
부채한도 문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시킹알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8월 5일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은 부채한도 증액 난항으로 최고인 AA+에서 AAA로 강등됐는데 강등 몇 주 전에 금값은 크게 올라 신고점을 경신한 바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