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입주해있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모습. 2021.4.7. 뉴스1
27일 지난해 4분기(10~12월) 및 연간 실적을 발표한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나란히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3조4673억 원, 3조 5510억 원이었다.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9% 늘어 외형은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이 12.5% 쪼그라들었다. 특히 4분기만 따지면 영업이익이 69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7% 급락했다. LG전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에 따른 소비심리 둔화, 경쟁 심화에 따른 비용 증가 등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LG전자 매출 중 각각 36%, 19%를 차지하는 생활가전과 TV 시장은 지난해 상반기(1~6월)에는 물류비·원자재가 인상의 영향을 받았고, 하반기(7~12월) 들어선 급격한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동안 활발했던 전자제품 교체 수요가 사라진 가운데 중국 시장마저 휘청이면서 ‘소비 절벽’을 맞이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TV 출하량은 2020년 2억2535만 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21년 2억1354만 대, 지난해 2억452만 대로 지속 감소했다.
지난해 철강 수요 부진과 태풍 힌남노 피해를 겪었던 포스코도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지난해 연간 매출 84조7500억 원, 영업이익 4조850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1.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7.5% 감소한 수치다. 특히 철강부문(포스코+해외철강)만 따지면 지난해 영업이익이 3조2360억 원으로 전년보다 61.7% 급감했다. 하반기 본격화한 철강 수요 부진과 함께 태풍 ‘힌남노’ 침수피해에 따른 영업손실이 1조3400억 원에 달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포스코는 25일부터 비상경영 태스크포스(TF) 가동에 들어갔다.
실적 부진은 국내 기업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26일(현지 시간) 미국의 ‘반도체 공룡’ 인텔도 사실상 어닝 쇼크에 가까운 실적을 발표했다. 인텔은 이날 뉴욕 증시 마감 직후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40억 달러(약 17조2550억 원)로 전년 대비 32% 줄었다고 밝혔다. 일반회계기준(GAAP) 순이익은 6억6000만 달러 순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14% 급감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631억 달러(약 77조 8024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0% 줄었다. 팻 겟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우리가 비틀거렸다. (시장) 점유율을 잃었고, 추진력도 잃었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