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 사진] No. 3
▶ 설 명절 잘 보내셨나요? 저는 명절 연휴를 이용해 오랜만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천년고도 경주에 가서 이틀 지내고 왔는데 몇 년 사이 엄청난 변화가 있더라구요. 황리단 이라는 거리도 생겼고, 경주빵의 최신 버전으로 ‘십원빵’이라는 제품이 출시되었는데 가게마다 문전성시였습니다. 시대에 맞춘 컨텐츠이긴 한데 뭔가 어색한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꼰대일겁니다. 각설하고, 이번 주 (1923년 1월 23일 ~1월 28일) 신문에는 사진기자인 저의 눈에 딱 들어오는 사진은 없었습니다. 대신 100년 전 이번 주 신문에서는 사진은 아니고 광고 이미지를 여러분에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1923년 오늘인 1923년 1월 28일자 동아일보 1면 하단에 실린 광고들.
▶ 제일 위쪽 오른쪽부터 읽어보면 우선 책 광고입니다. “청년의 독립생활” (1권에 50전, 배송료 9전. 정우범 윤익선 홍순모 3인 공저). 그 옆은 법조계에 진출하려는 청년을 위한 수험서 인 듯 합니다. “형법주석”(1권에 70전, 배송료 11전).
모자 광고
▶ 그 옆으로 학생들 교복에 필요한 모자 광고입니다. 먼저 사용해보라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1호 크기는 24원 50전, 2호 16원 80전… 5호 8원 70전에 판다고 되어 있는데 모자를 파는 가게인 ‘천일상회모자부’는 공평동 65번지에 가게가 있습니다. 주문 당일 신속하게 배송한다는 문구가 보입니다. 100년 후 오늘 새벽 배송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미 통신 판매가 진행 중이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성병 치료제 광고
정종 광고
▶글자체가 요즘 일본 식당에서도 쓰이는 형식입니다. 월계관이라고 하는 일본 정종(술)을 판매한다는 광고입니다. 가정용으로도 좋고 선물용으로도 좋은데 일단 한번 시음해보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국산 옷 광고
▶조선에서 처음으로 우리의 활동으로 제작한 100% 수제 옷이라는 설명입니다. 지금은 10% 할인 기간이라는 설명도 붙어 있습니다. 동양염직주식회사라는 곳인데 지금은 사라진 회사겠죠?
독일제 수입 안경 특별 판매 광고
자동차학교 학생 모집 광고
▶여러분은 100년 전 광고 이미지에서 뭐가 보이시나요? 댓글에서 여러분의 시선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다음주에는 다시 사진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